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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ETF 승인에도 시장 반응 미온적… 韓은 여전히 ‘신중’

이더리움 폭등 없이 3700달러대
“현물 가치 비트코인에 못 미쳐”
22대 국회에서 법안 논의 전망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상장 승인을 받았지만 비트코인 때와 같은 시장의 폭발적 반응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더리움 가격이 비트코인의 5% 수준인 데다 인지도도 낮아 자금 유입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 당국은 여전히 가상자산 ETF 승인에 신중한 입장이다.

26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오후 3시 기준 3756.73달러(약 514만원)에 거래됐다. 200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연초 대비 60%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를 승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 지난 21일 이후 이더리움 가격은 3000달러 초반에서 후반으로 급등했다. 23일(현지시간) 미 당국이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에는 3700달러대에서 오르내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520만원대에서 거래됐다.


다만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때처럼 기관 자금이 크게 들어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ETF를 통한 보유 자체가 투자 목적이 될 수 있지만, 이더리움은 현물 보유가 비트코인만큼 큰 가치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570억 달러(약 78조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자산 가치도 덩달아 올랐지만, 이런 효과를 이더리움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훨씬 작은 시장이며,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낮다”며 자금 유입 기대를 일축했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비트코인 시총의 30% 수준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디지털 석유’ 성격 자산이기 때문에 ETF를 통해 보유할 때 직접 현물을 보유하는 것보다 활용도가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 당국도 당장은 입장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국내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수 없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은 수익 가치를 측정하기가 현재로서는 어렵다. 사회적으로 인정된 수익 가치 평가 모델도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앞으로 가상자산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평가 모델이 나온다면 아마도 그때쯤에는 우리 금융회사나 거래소도 취급과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도 지난 총선 공약으로만 가상자산 현물 ETF가 등장했을 뿐 이후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법안 논의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총선 공약에서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과 상장,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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