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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뒤섞인 ‘만약’의 세계… ‘지금’의 소중함 일깨워

[책과 길] 셰이커
이희영 지음
래빗홀, 268쪽, 1만5000원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시간 이동을 하는 타임슬립물이 콘텐츠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2018년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페인트’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작가 이희영이 신작 ‘셰이커’에서 우정과 사랑의 기로에 선 주인공들의 시간 여행을 그렸다.

서른두 살 나우는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고양이를 따라갔다가 신비한 색의 음료가 뒤섞인 무알콜 칵테일을 마신다. 다음 날 눈 뜬 세계는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얼룩진 열아홉 고3 시절이다. 나우는 13년을 거슬러 그해 사고로 죽은 친구 이내를 다시 마주친다. 그리고 서른두 살 나우의 여자친구 하제는 이내의 여자친구로 존재한다.

과거를 고칠 기회를 얻었지만 나우는 선택해야 한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친구 이내를 살릴 수 있지만, 이내를 살리면 사랑하는 하제는 자신이 아닌 이내 곁에서 미래를 함께하게 될지도 모른다. 열아홉 살 이후 나우의 삶을 바꿔놓은 이내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단 5일이다.

처음 선보이는 타임슬립 판타지를 통해 작가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시간이라는 기회를 다시 얻으면서 나우는 당시엔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고, 10대인 친구들을 통해 위로를 얻는다. 책은 입시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유예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청소년 독자들은 물론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반전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의 말에서 이희영은 “지금, 이 순간을 보라색이라고 가정해보자. 그 안에는 과거인 붉은색과 미래인 푸른색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우리는 오롯이 현재만을 살아간다고 믿지만, 그럴 수 없는 게 또 인간의 삶”이라고 말한다.

이희영은 단편소설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로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페인트’ ‘보통의 노을’ ‘나나’ ‘챌린지 블루’ ‘테스터’ ‘소금 아이’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등을 썼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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