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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생활 지도” 교육감 의견에 아동학대 신고 교사 86% ‘무혐의’

‘서이초 사건’ 이후 제도 도입
신고 385건 중 281건 의견 제출
수사 종료 110건 중 3건만 기소


‘담배 피우는 제자 나무랐더니 정서 학대로 신고당했다.’ ‘태블릿PC로 수업하는데 다른 콘텐츠 보는 학생 제지했다가 정서 학대로 수사 대상이 됐다.’ ‘수업 중 엎드린 학생 일으켰더니 신체 학대로 신고 됐다.’

교육부가 22일 공개한 교사 대상 아동학대 신고 사례다. 이들 모두 수사기관이 ‘정당한 생활지도였다’는 교육감 의견을 참고해 ‘불기소(혐의없음)’로 종결했다. 정부는 지난해 ‘서이초 사태’ 이후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면 수사기관이 의무적으로 교육감 의견을 참고해 사안을 처리토록 했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지키기 위해 일종의 ‘보호막’을 만든 것인데, 정부는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9월 25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385건으로 집계됐다. 교육청들은 385건 중 281건(73%)에 ‘정당한 교육 활동’이란 의견을 제출했다. 이 중 수사가 끝난 것은 110건인데, 95건(86.3%)은 ‘불기소’ 또는 ‘불입건’으로 종결됐다. 교사가 기소된 사건은 3건(2.7%)에 불과했다.

교육감 의견제출제 도입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불기소 비율은 17% 늘었고, ‘아동보호사건’ 처리와 기소 비율은 각각 53%와 12% 감소했다. 통상 기소와 불기소 사이의 모호한 케이스가 아동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된다.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 활동이란 의견을 제출하면 이를 참고해 아동보호사건보다 불기소로 결정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교사들이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빈도 역시 줄었다. 2022년 유·초·중등 교원 아동학대 신고 사례는 1702건(보건복지부 통계 기준)이었다. 교육부는 서이초 사건을 기점으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가 교권을 위축시켜 학교 현장을 황폐화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입증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서이초 사건 후 추진된) 교권 보호 조치에 따라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지만 교사들의 정책 체감도가 낮은 점은 숙제”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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