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김계환·박정훈 동시 소환… ‘VIP 격노설’ 규명 속도낸다

공수처, 150쪽 질문지 놓고 조사
김 사령관 거부로 대질신문 무산

김계환(왼쪽) 해병대 사령관(중장)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21일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데 이어 오후에는 박 전 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과천=최현규 기자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21일 동시에 소환했다. 공수처는 ‘VIP(대통령) 격노설’에 엇갈린 진술을 해온 양측의 대질신문을 시도했지만 김 사령관의 거부로 불발됐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21일 오전 김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고, 오후 박 전 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사령관은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격노’를 전한 게 맞느냐’ 등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반면 박 전 단장 측 김정민 변호사는 “VIP 격노설은 뚜렷한 증거가 있다. 공수처에서 (김 사령관으로부터) 충분히 시인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공직에 있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 (외압)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에 대해 150여쪽 분량 질문지를 준비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김 사령관 측은 박 전 단장과의 대질신문을 거부하면서 “해병대를 책임지는 최고지휘관과 부하가 대면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를 줘서 본연의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VIP 격노설은 채상병 사건 언론 브리핑 취소와 사건 회수 등을 규명할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박 전 단장은 지난해 7월 3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결과를 이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 다음 날 김 사령관은 돌연 언론 브리핑 취소를 통보했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이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내게 말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 사령관은 “VIP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8월 군검찰 조사에서도 “박 전 단장이 항명 사건을 벗어나려고 지어내는 얘기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공수처는 조만간 이 전 장관 등 윗선으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동운 공수처장 임명을 재가했다. 이로써 4개월 만에 공수처장 공백이 해소됐다. 취임식은 22일 열린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