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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7곳 중 1곳, 2년째 이자도 못내는 ‘좀비’ 상태

무수익 여신 급증 ‘깡통 대출’ 비상
韓 한계기업 비중, 64개국 중 7번째
고금리 장기화… 대출 연체율 상승
주요 시중銀 부실채권 매각 분주

입력 : 2024-05-22 00:05/수정 : 2024-05-22 09:35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상장사 7곳 중 1곳은 2년째 이자 낼 돈도 못 버는 좀비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을 갚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나쁜 기업이 늘면서 이자는커녕 원금도 챙기기 힘들어진 은행권은 비상이 걸렸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요 64개국을 대상으로 상장사 중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13.4%로, 7번째로 높았다. IMF는 영업이익을 이자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고 총부채 대비 총자산을 나타내는 레버리지 비율이 동종 업계 중윗값보다 높으면서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상태를 2년 연속으로 이어간 곳을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조사 대상국 중 한국보다 한계기업 비중이 큰 곳은 요르단 키프로스 그리스 크로아티아 포르투갈 캐나다뿐이었다. IMF는 “호주 스페인 뉴질랜드 프랑스 일본은 한계기업 비중이 작았던 반면 캐나다 한국은 컸다”면서 “정상 기업이 한계기업화하는 양상은 국가별로 달랐는데 한국과 호주는 (한계기업 중) 상장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불똥은 은행권으로 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무수익 여신 잔액은 3조75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3조2040억원에 비해 5550억원(17.3%) 증가했다. 무수익 여신은 돈을 받아간 기업의 채무 재조정과 법정 관리 돌입 등으로 이자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 여신에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채권을 합한 것으로 통상 ‘깡통 대출’이라고 불린다. 5대 시중은행 무수익 여신은 지난해 말(3조5190억원)과 비교하면 2400억원 증가했다. 1년 증가분 중 절반 가까이가 1~3월에 늘어난 것이다.

무수익 여신이 급증한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가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의 신규 취급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연 4.96%로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8월(2.78%) 대비 2% 포인트 이상 높았다. 연 4%대로 내려온 것도 같은 달 일로 2022년 10월(5.27%)부터 지난 2월(5.03%)까지 17개월 동안은 5%대의 고금리가 이어졌다. 금리 상승세가 가팔랐던 2022년 11월에는 연 5.67%를 기록해 2012년 6월(5.67%) 이후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의 대출 연체율도 함께 상승 중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0.43%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0.33%보다 0.1% 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0.48%)은 평균치를 0.05% 포인트 웃돌았는데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0.58%로 대기업대출(0.11%)의 5배 이상 높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시중 금리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시중은행은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부실채권(NPL) 매각에 한창”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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