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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AI 회의 주최국에서 AI 법 폐기될 판이라니

왕윤종 국가안보실 3차장이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AI 서울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1박2일 일정의 ‘인공지능(AI) 서울정상회의’가 오늘 막을 내린다.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처음 개최된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회의는 혁신·안전·포용성을 AI 거버넌스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1차 회의가 AI 위험성에 따른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서울 회의에서는 AI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혁신(첨단 연구개발 증진), 포용성(빈곤, 기후변화 등 대처)으로 의제를 확대해 논의가 진일보했다는 평이다. 서울 회의가 AI의 발전과 올바른 방향성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정작 내부에선 AI 관련 법제화를 둘러싸고 분란이 이어지고 있어 한심하다. 한국은 AI 연구 및 투자의 가이드라인이 될 소위 ‘AI 기본법’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열린 21일 국민의힘은 산업 지원 차원에서 AI 기본법을 속히 통과시키자고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보완이 필요하다고 반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개최가 무산됐다. 지난해 2월 과방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는데 여태 전체회의 문턱을 못 넘어 법안이 폐기될 운명에 처했다. AI 회의 주최국이 AI 법도 마련하지 못한 황당한 사정을 알면 참가국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낯부끄러울 따름이다.

AI는 미래 산업의 게임체인저다. 챗GPT가 공개된 뒤 1년 반 만인 이달 중순 사람처럼 대화하는 AI(GPT-4o)가 등장했다. 발전 속도가 놀라워 방심하다간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도태되기 십상이다. 다만 기술 개발 고도화에 따른 기본권 침해, 안전 우려도 없지 않다. 진흥과 규제의 조화가 필요하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 일종의 AI 규제법을 내놨지만 회원국 독일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9~2025년 50억 유로(약 7조4000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AI 사업에 연간 미국은 약 2조원, 일본은 1조원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반면 우리의 AI 민간투자 수준은 62개국 중 18위에 불과하다. 지원이 먼저냐, 안전이 먼저냐 하며 힘겨루기할 때가 아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균형이 잡힌 AI 기본법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정부는 서울 회의를 AI 3강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 했는데 지금 대로면 헛된 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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