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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모양·향기… 섬진강 따라 억만 송이 장미 향연

5월 볼거리 가득한 전남 곡성

세계장미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장미공원을 공중에서 내려다본 모습. 아래 광장 가운데 물을 뿜는 분수대를 중심으로 덩굴장미 터널 등이 사방으로 뻗어나간 모습이 환상적이다.

오컬트 영화 ‘파묘’가 뜨니 ‘곡성’이 다시 찾아왔다. 영화 ‘곡성(哭聲)’은 전남 곡성(谷城)을 일약 스타로 끌어 올렸다. 이에 힘입어 곡성에서 매년 5월 개최되는 세계장미축제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계절의 여왕’인 5월. ‘꽃의 여왕’ 장미는 이런 5월을 더욱 빛나게 한다.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오는 26일까지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열리고 있다. 7.5㏊(2만2687평) 부지에서 1004종 억만 송이 장미가 향연을 펼치고 있다.

2011년 시작한 장미축제는 어느덧 14회째를 맞았다. 지난해엔 22만명 이상 다녀가 입장료 수익만 약 10억원을 거둘 정도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1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24∼2025년 예비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축제는 섬진강기차마을에서 펼쳐진다. 이 마을은 1938~1999년 철도 역사였던 옛 곡성역 주변에 조성한 테마파크로 장미공원을 비롯해 각종 놀이기구와 동물농장 등을 갖추고 있다. KTX와 SRT가 다니는 신 곡성역과도 붙어 있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사계절 문을 열지만 특히 장미가 활짝 피는 5월에 경치가 절정을 이룬다. 축제장엔 옛 곡성역이 있는 정문이나 신 곡성역 가까이 난 후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정문으로 들어서자 장미 조화가 얽혀 있는 에펠탑 모양의 조형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문 앞 ‘로즈카카오 체험관’ 옥상에 있는 전망대로 가면 장미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 가운데엔 물을 내뿜는 분수가 있고 사방으로 덩굴장미 터널과 장미가 자라난 정원이 뻗어나간 형태다.

장미공원엔 전 세계에서 육종한 장미가고유의 특징을 뽐낸다. 새빨갛고 커다란 꽃잎이 겹겹이 붙은 ‘클레오파트라’, 붉은 겉잎과 하얀 속잎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노스탤지어’, 연분홍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아프로디테’, 샛노란 ‘더 브라우니 로즈’까지 오색 빛깔을 자랑하는 장미는 색으로 한번, 모양으로 또 한 번, 향기로 다시 한번 사람들을 홀린다. 다양한 장미가 구역별로 나뉘어 있고 장미 아래엔 품종명과 개발국이 명시돼 있어 장미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장미공원엔 세계 상징물 모형과 장미를 어우러지게 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장미원도 있다. 중국 전통 정원풍으로 꾸민 ‘중국 장미원’, 파르테논 신전 모형이 있는 ‘그리스 장미원’, 베르사유 궁전 속 정원을 재현한 듯한 ‘프랑스 장미원’ 등 6개국이 테마로 꾸며졌다.

증기기관차를 타고 섬진강을 따라 10㎞ 떨어진 가정역까지 가보거나 미니 열차를 타고 기차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기차마을에는 1960~1970년대를 보여 주는 추억의 거리 영화 세트장도 있다. 추억의 영화관, 라디오에서 구수한 음악이 흘러나오던 전파상 등 옛 모습을 볼 수 있다.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 증기기관차와 관련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의 촬영장으로 남아 주목을 받고 있다.

충의공원 호밀밭을 찾은 여행객이 탐방로를 걷고 있다. 초록 물결 사이 붉은 개양귀비꽃이 선명하다.

기차마을 임시주차장 인근에 충의공원이 있다.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전몰군경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주변에 10만㎡ 규모로 호밀밭이 조성돼 초록빛 물결을 이루고 있다. 낮은 구릉지에 마련된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지난 추운 겨울을 이기고 자란 호밀 단지와 곡성읍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드문드문 피어난 개양귀비꽃이 강렬한 붉은 빛으로 시선을 이끈다. 순환로가 잘 조성돼 길 따라 걷다 보면 고요하고 평화로운 매력에 빠지게 된다. 사진 찍기 좋은 힐링 명소다. 충의공원 아래에는 뚝방생태공원이 있다.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이 조성돼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좋다.

파란색 수레국화가 피어 있는 뚝방생태공원.

기차마을 인근 고달면 일원 150만㎡에는 자연형 하천습지로 우수한 자연경관과 생물다양성이 높은 섬진강 침실습지가 있다. 감입곡류구간이 발달하여 있고 하천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며 유속이 감소하는 구간에 위치해 있다. 수달과 흰꼬리수리, 삵, 남생이, 큰말똥가리 등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638종의 다양한 생물이이 확인됐다. 이른 아침 안개 속에서 해가 막 떠올라 강과 습지를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일 무렵의 경관이 압권이다.

안개와 아침 햇빛에 주황으로 물든 침실습지.

침실습지 인근에 최근 수변 공원이 들어섰다. 공원의 정식 명칭은 ‘연하원(煙霞園)’이다. ‘안개(煙)와 노을(霞), 햇빛(日)이 빛난다(輝)’는 ‘연하일휘(煙霞日輝)’라는 테마도 있다. 연하원에는 새집을 얹은 형상의 ‘생명의 나무’ 전망대와 넓은 수변공간이 있다.

오른쪽 멀리 새집 형상의 전망대가 보이는 연하원.

여행메모
25일까지 금·토 기차 여행 상품
은어·참게·능이·다슬기·돼지…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중학생부터 만 65세 미만까지는 5000원, 48개월부터 초등학생까지와 만 65세 이상은 4500원이다. 증기기관차·레일바이크 등은 추가로 표를 사야 한다. 증기기관차는 왕복 시 어른 9000원, 레일바이크는 1대 당 1만원이다.

코레일관광개발은 곡성세계장미축제에 맞춰 축제와 더불어 섬진강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차, 곡성 전통시장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당일 기차여행 상품을 내놨다. 오는 25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출발한다.

참게와 은어는 곡성군 대표 음식의 주요 재료다. 참게 음식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을 자랑한다. 은어 요리는 살점에서 은은한 수박 향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게탕과 참게장·수제비, 은어 튀김과 구이·회가 유명하다. 오곡면 압록리에는 ‘참게·은어 거리’가 조성돼 있다.

섬진강의 습기와 높은 기온 차로 곡성의 능이버섯은 향이 깊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고 참나무 밑에 군락을 이룬다. 능이버섯 삼겹살 구이, 능이버섯전, 능이버섯초무침, 능이버섯전골, 능이버섯 닭곰탕, 능이버섯 잡채, 능이버섯두루치기 등 요리로 해먹는다. 다슬기로 끓인 수제비도 별미다. 석곡에는 직화구이의 향이 배어 있는 토종돼지고기 석쇠구이가 유명하다.





곡성=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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