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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까 아니면 복귀?… 전공의들 데드라인 앞두고 ‘술렁’

경제적 부담에 조용한 복귀 관측도
“정부, 행정처분 수위 막바지 고심”
당국 “자격시험 구제 언급 단계 아냐”

전공의 이탈 3개월째를 맞은 20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 전공의가 복귀해야 하는 데드라인으로 못 박은 20일에도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전공의 내부에선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신청 기각·각하 결정으로 사실상 남은 선택지는 ‘복귀’ 혹은 ‘1년 버티기’ 카드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곧바로 복귀하지 않으면 전문의 시험 자격요건 불이익 등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전공의들이 경제적 부담과 차가운 여론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빅5’ 대형병원 외과 레지던트인 A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원 결정 이후 내부에서도 의견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며 “당장 금전적 문제로 힘들어하는 전공의들은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겸직 금지 원칙에 취업도 어려워 고민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수도권 공공병원 소속 전공의 B씨도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지 않으면 절대 돌아갈 생각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경제적 어려움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복귀를 고민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단호하게 ‘복귀 거부’를 말하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법원 결정 이후 의료계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며 답답해하는 반응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동요하는 전공의들이 개별적으로 ‘조용한 복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주 전공의 20명이 복귀하기도 했다.

다만 경제적 타격이 없는 전공의들은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공의 C씨는 “주변 전공의들은 경제적 사정이 어렵지 않아 1년 정도는 병원에 돌아가지 않아도 별 지장이 없다”며 “지역별 의사회나 대한의사협회에서 월급 절반은 후원해주고 있어서 버틸 만하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집행정지 승소로 법적 근거까지 갖춘 정부가 면허정지 행정처분 등 단호한 대처에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목표나 근거가 이번 주면 사라지게 된다”며 “정부는 행정처분의 수위와 시기, 방식에 대해 막바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오는 24일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심의·승인하면 의대 증원이 사실상 최종적으로 확정된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전공의들에게 상실감은 있겠지만 언제까지 나와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신중하게 마지막으로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처분을 고심하는 시점인 것은 맞다”며 “일단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게 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 움직임이 없는 현 단계에서는 전문의 시험 자격 구제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전의 정이 있고, 반복하지 않겠다는 게 담보될 때 ‘정상참작’이 있다”며 “(전문의 수련 자격 인정 법령) 개정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그런 것들이 전제돼야지, 불법 상태로 이탈해 있는데 정부가 규정 개정을 말하는 건 순서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가 버티기 장기화에 돌입할 경우 전문의 배출에는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신규 전문의가 나오지 않으면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병원에 남아 수련을 계속하는 펠로(전임의) 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유나 차민주 이경원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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