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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발굴한 싱가포르 국부펀드… 日 스타트업에 870억 푼다

버텍스, 일본 전용 벤처펀드 출시
정부 지원·엔저 등 투자 기회 판단
韓도 글로벌 벤처 투자금 유치 노력

로이터연합뉴스

‘유니콘’ 발굴 귀재인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일본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거액의 자금을 조성했다. 일본 기술 기업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의 대대적 지원, 저금리와 엔저 등이 투자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테마섹홀딩스(테마섹) 산하 밴처캐피털(VC) 버텍스홀딩스는 일본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100억엔(약 870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했다고 20일 밝혔다.

1974년 설립된 테마섹은 싱가포르 정부(재무부) 산하 공기업 지주회사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싱가포르의 양대 국부펀드로 불린다. 총자산이 2880억 달러(약 391조1040억원)로 세계 10위 국부펀드다. 미국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2018년에는 한국벤처투자와 2억1000만 달러(약 2854억원) 규모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조성한 적이 있다.

테마섹이 지분 100%를 가진 버텍스의 운용자산(AUM)은 60억 달러(약 8조1324억원)로 전 세계 스타트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 ‘동남아의 우버’ 그랩과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버아크’, 사용자 참여형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웨이즈’, ‘모바이크’, ‘칩스크린’ 등 300여개 회사를 발굴했다. 한국 최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에도 2022년 4월 첫 투자를 했다.

버텍스가 일본 전용 벤처펀드를 출시하기는 처음이다. 일본법인 버텍스벤처스재팬(VVJ)을 통해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도쿄대와 일본·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추아키락 버텍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성장을 위한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활기차고 역동적인 시장”이라며 “일본 기술기업의 강력한 시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출장을 다녀온 국내 VC업계 관계자는 일본 스타트업 시장이 급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스타트업에 강력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체감됐다”며 “버텍스가 과거 중국과 이스라엘에 투자한 이력을 기반으로 일본에서도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스타트업 투자에 10조엔(약 87조3100억원)을 쏟아부어 스타트업 10만곳, 유니콘 100곳을 만들어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한국도 해외 스타트업 유치에 애를 쓰고 있지만 걸림돌이 많다. 외국인 창업자들은 비자 발급 등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지적에 법무부는 올해부터 디지털 노마드 비자(워케이션) 제도를 시범적으로 시행해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편의를 지원 중이다. 일본은 사업 계획만 인정되면 어디서든 2년간 체류할 수 있다.

정부는 글로벌 VC 투자금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출시한 ‘해외 VC 글로벌펀드’에는 많은 글로벌 VC가 몰렸다. 출자 예산은 일반 분야가 1000억원, 해외·국내 Co-GP 분야 500억원이다. 출자 요청액은 9794억원, 결성 예정액은 154조865억원이다. 한국모태펀드는 1억1100만 달러(약 1508억4900만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자금을 출자할 예정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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