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 수요 전망에 구리값 사상 최고… 일각선 ‘투자 주의보’

전력 기기 관련주도 최근 폭등
“가격 과열, 한동안 조정 불가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글로벌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전력 기기 종목 주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20년 만에 전력 기기 ‘슈퍼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강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동시에 과열 우려도 나온다.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는 등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것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전력 기기 관련주는 상승률 상위권에 다수 올라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이달 들어 43% 올랐고, LS와 대원전선도 각각 35.8%, 35.6% 올랐다. 효성중공업(34%)과 가온전선(33.2%)도 30%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전력 기기 관련 종목이다.


AI 기술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등이 24시간 돌아가는 데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전력 사용량이 배 이상 많은데 AI 기술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30년에는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인도 전체 전력 사용량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력 케이블 등의 소재로 쓰이는 구리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력 수요는 폭증하는데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주요 구리 광산이 있는 남미 지역에선 이상 기후로 가뭄과 홍수가 잇따른다. 중국 제련소가 감산에 나서면서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t당 1만1000달러를 넘겼다.

다만 최근의 가격 급등세는 지나치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구리 가격이 단기 압박으로 급등했는데, 극단적 수준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여전히 큰 스트레스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도 보고서에서 “실물 수요를 위협하는 최근 가격 급등세는 과열로 판단한다”며 “당분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 단기 투자 의견은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 상승 랠리 지속 가능성보다 한동안 변동성 확대를 통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 중인 관련 종목도 변동성이 크다. 대원전선, 대원전선우 등은 주가 급등락으로 투자 주의·경고 종목,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