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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채 눈덩이 2734조… 최대 리스크는 ‘부동산 쏠림’

6년간 1036조↑… 연평균 8.3% 증가
부동산 대출잔액 GDP의 24% 달해
코로나 금융지원도 부채 증가 한몫


국내 기업부채가 사상 최대인 2700조원대로 불어났으며 이와 관련한 최대 리스크는 ‘부동산 쏠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0일 공개한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부채는 지난해 말 2734조원으로 2018년 이후 6년간 1036조원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8.3%로, 연평균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4%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특히 부동산 경기 활황 시기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부문 대출이 급증했다. 명목 GDP 대비 부동산 대출잔액 비율은 2017년 13.1%에서 2023년 말 24.1%로 뛰었다. 한은은 “비은행권이 수익성 높은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PF대출·토지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크게 확대했다”며 “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의 대출 증가세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관련 부채는 주요국에 비해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부동산업 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5% 내외로 주요국(5~10%)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보고서는 생산성이 높지 않은 부동산 부문으로 기업대출이 몰리는 현상은 국가경제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자본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 부문에 신용이 집중될 경우 전반적인 자본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와 신용 배분의 효율성이 저하될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기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도 기업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 규모는 2017~2019년 연평균 증가율 10% 수준이었지만 2020년 이후 2020~2022년 15%까지 확대됐다.

한은은 “주요국의 경우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정상화가 기업부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국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2021~2022년 대체로 감소했으나 한국은 금융지원이 지속되면서 2021~2022년 중 공적 보증 잔액이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은은 한계기업(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 부채 비중이 확대되는 등 기업부채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체 일반기업 차입 부채 대비 한계기업 부채의 비율은 2021년 말 14.7%에서 2022년 말 17.1%로 높아졌다.

보고서는 기업부채는 총량 지표 등을 통해 경직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부문별로 관련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데 초점을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신용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적절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류창훈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부실 우려가 큰 PF 대출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부동산 부문의 점진적인 디레버리징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특히 향후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이 부동산 부문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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