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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해야 노동시장 살아난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대노총과 시민단체가 모여 출범한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는 실질임금 하락으로 저임금 노동자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오늘 제1차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다. 올해 회의에선 현재 986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분 인상률(2.5%)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던 데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3.6%를 고려해도 문재인정부 공약이었던 1만원 달성은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16.4%, 10.9%의 과도한 인상에 따른 여파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음식·숙박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가운데 ‘나 홀로 사장’은 2018년 46.3%에서 지난해 50.6%로 절반을 넘었다. 국내 음식점에 보급된 서빙로봇은 2021년 3000대에서 지난해 3배 이상인 1만1000대로 늘었다. 서빙로봇 1대 운영비는 월 50만~60만원으로 최저임금을 반영한 월 인건비 200여만원과 비교도 안 된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회피에 그치지 않고 제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미국도 고민거리가 됐다. 캘리포니아주가 지난해 9월 최저임금을 25%나 올리자 인건비가 싼 필리핀 직원을 고용하는 원격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는 외식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숙련 노동자들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건 국적을 불문한 공통현상이다. 이젠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해소를 통해 노동계에도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이번 최저임금 심의에서 음식·숙박업,편의점 등을 시작으로 업종별 차등화를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20일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을 하며 업종별 차등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건 노동시장 환경 변화를 외면하려는 것으로만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화가 노동자들을 나누고 차별하고 특정 업종에 저임금 낙인을 찍는 것이라는 시대착오적 주장을 거두고 노동자들의 궁극적인 이익이 무엇인지 숙고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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