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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의 70% 계약… 의료 정상화 물꼬

일주일새 전공의 20명 복귀 동참
이탈 사유 소명땐 수련기간 인정
의협 “필수의료 현장 떠날 것” 반발

의정 갈등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는 3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사 집단행동 관련 현장 점검을 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국립암센터를 방문하자 이 병원 전문의 비상대책위원들이 의사들의 의견이 담긴 입간판을 설치해 놓고 총리와의 만남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공백 사태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빅5 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이 70%를 넘어섰다. 돌아오는 전공의도 소폭이지만 늘고 있다. 의료 현장의 정상화가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의사단체들은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기각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정부는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병원(빅5 상급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이 70.5%에 이르렀다고 17일 밝혔다. 계약대상자 1212명 중 850명이 계약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전임의들이 동참하면서 빅5 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지난 2월 말 33.9%에 불과했었다.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계약률은 67.5%다.

정부는 공보의 소집해제와 군의관 전역에다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들이 복귀하면서 계약률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임의는 전공의를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딴 뒤 병원에 연구와 환자 진료를 함께하는 의사(펠로)다.

전임의 계약률 상승은 법원의 기각 결정과 맞물리면서 의료 현장 정상화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복귀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전공의 일부가 돌아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정확한 숫자는 알기 어렵지만 100개 수련병원의 보고에 따르면 일주일 전과 비교해 지난 16일 기준으로 현장에 근무 중인 전공의가 약 20명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련 공백으로 전공의들의 전문의 취득이 1년 미뤄지는 시점이 다음 주 월요일로 다가온 것과 관련해 향후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소명의 여지를 뒀다. 전 실장은 “불가피한 사유에 대해서는 소명을 하고 그 기간만큼 인정을 받으면 추가 수련 기간에서 제외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료계는 전날 법원의 기각 결정을 강하게 비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과 의대 교수 단체 등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필수의료에 종사하게 될 학생과 전공의, 현재 묵묵히 현장에서 진료하고 계시는 교수들이 희망을 잃고 필수의료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 복귀 마지노선에도 전공의는 거의 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의대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등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이 공공복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의대생의 피해보다는 공공복리가 더 중대하다는 법원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기각 결정을 내린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결정문에서 “정부가 의사 인력 증원에 관해 의사들의 허락이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의사 파업 등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박선영 양한주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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