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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률 전망치 크게 올린 KDI, 장밋빛 정책 경계해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2.2%에서 2.6%로 대폭 상향했다. 불과 3개월만의 전망치 수정으로 시장전망치(0.5~0.9%)를 크게 웃돈 1분기 1.3%의 깜짝 성장이 반영된 것이다. 짓눌렸던 경기가 좋아지는 걸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잠시 호전된 수치에 들떠 장밋빛 정책을 펴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 조언 역할을 하는 KDI가 이처럼 성장 전망을 대폭 올리고도 긴축 기조 완화를 제시한 게 바로 이런 우려를 낳는다. 1분기 1.3% 성장은 연율로 따지면 5.2%로 1%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선 한국 경제 깜냥으로 볼 때 과열이다. 이런데도 KDI는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내수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미국 통화정책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고 안정세인 국내 물가로 판단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최근까지도 우리 경제가 미국의 고물가 재현에 환율 급등 등 대외 여건에 크게 흔들리는 걸 고려하면 이해할 수 없는 주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분기 깜짝 성장,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등을 들어 통화정책 전면 재검토에 나선 시점이어서 중앙은행 압박으로 오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 잔여 임기 3년 내 국민소득 5만달러, 중산층 70% 육성, 수출 5대 강국 도약 등 이른바 ‘5·7·5 경제’ 로드맵 정책 띄우기와도 오버랩된다. 그러면서 KDI는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긴축기조가 완화된다면 내수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추가적인 경기 부양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집하는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인데, 경기 부축에 금리 인하는 되고 재정 투입은 안 된다는 건 정부 눈치 보기가 낳은 억지 아닌가. 이처럼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는 걸 막으려면 총선 후에도 극단 대결로 치닫는 정치의 정상화가 그만큼 시급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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