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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전기차 관세 25→ 100% 대폭 인상… 中 반발

구형 반도체·태양전지도 50%로
바이든, 301조 적용해 관세 폭탄
대선 앞두고 블루칼라 표심 노린 듯
중국 “WTO 위반”… 갈등 심화되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아시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 유산의 달’ 행사에 참석해 필리핀계 백악관 수석 셰프인 크리스 커머포드와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중국계 배우 루시 리우.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철강·배터리와 레거시(구형) 반도체, 태양전지, 주요 광물 등 핵심 전략 산업 부문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과 저가 제품 과잉 생산에 대해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 관행 보복 규정)를 적용,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공식화한 것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중국 통상 압박을 최대치로 늘리면서 미·중 갈등이 다시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은 미국 기업과 근로자를 위협하고 있고, 인위적인 저가 수출품이 세계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따라 180억 달러(24조63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특히 초강력 관세 대상을 전기차·철강뿐 아니라 구형 반도체, 태양전지, 주요 광물, 크레인, 의료 제품으로까지 확장했다.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예고된 대로 기존(25%)의 4배인 100%로 인상한다. 자동차·가전 등 전 산업 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구형 반도체에 대한 관세는 내년까지 50%(현행 25%)로 높인다.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태양전지 관세도 연내 25%에서 50%로 인상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 천연 흑연·영구 자석 등 특정 핵심 광물에 대해서도 25%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항만 시설을 감시한다는 우려가 제기된 중국산 크레인에도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대중국 조치는 첨단 전략 산업의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을 공식화한 것이다. 특히 범용 반도체 관세 인상을 통해 기존 첨단 반도체 중심의 규제 범위를 확대한 것도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자국 블루칼라 유권자 표심을 노린 것으로 해석했다. 백악관도 “중국의 강제 기술 이전과 지적 재산권 절도는 경제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했다”며 이번 조치가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전략 분야에 대한 타깃형 관세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한 측면도 있다. 고위 당국자는 “이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 협정은 약속대로 미국의 수출을 늘리거나 제조업을 부양시키지 못했다”며 “우리는 불공정 무역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국가의 모든 수입품에 가격을 인상하는 무차별적인 10% 관세를 적용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우리는 전 세계 파트너들과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대중국 통상 압박 관련 연합전선 구축도 시사했다. 고위 당국자는 “대중국 관세 인상에 전 세계 동맹의 참여를 끌어내겠다”며 일부 국가에서 비슷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 발표가 나오기 직전 브리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중국은 일관되게 WTO 규칙을 위반한 일방적 부가 관세에 반대해 왔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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