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결사’ 코언 “보스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승인”

등 돌린 측근, 법정서 상세히 증언
“트럼프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
바이든, 경합주 6곳 중 5곳서 열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 출석하기 위해 자택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돈을 보낼 계좌 개설을 위해 은행에 갈 때도 트럼프에게 보고했다. 모든 일에는 트럼프의 승인이 필요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로 각종 뒷일을 처리해 ‘트럼프 해결사’로 불렸던 마이클 코언이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형사법원 법정에 나와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의 전말을 트럼프가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가 성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하고 이를 숨기려고 회사 장부를 조작한 범죄 계획에 직접 연루됐다는 주장이다.

코언은 이날 증언에서 “내 머릿속에 있었던 단 한 가지는 임무를 완수해 그(트럼프)를 기쁘게 하는 일이었다”며 트럼프가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를 ‘보스’라고 불렀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났다며 긴밀한 관계였음을 강조했다.

코언은 특히 2016년 대선 전 대니얼스의 성추문 폭로를 막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코언은 당시 트럼프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여성들이 나를 싫어할 것이다. 대선 캠페인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대선 전 성추문이 터지지 않도록 대니얼스 이야기에 대한 독점 보도 권리를 사는 것을 원했다고 증언했다.

코언은 “트럼프에게는 대니얼스에게 돈을 주고 조용히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트럼프는 ‘그냥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코언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이 트럼프와의 불륜 관계를 폭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작업한 내용도 진술했다. 코언은 2016년 9월 트럼프가 “그래서 우리가 얼마를 줘야 하냐”고 묻는 내용이 담긴 대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법정에서 자신의 녹음파일이 나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트럼프가 이처럼 재판에 묶여 있는 동안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지 못하고 주요 경합주에서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드 블랑시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출석하며 자신이 주요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를 들어보이는 모습. EPA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6개 경합주(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네바다·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위스콘신을 제외한 5개 주에서 트럼프에게 열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네바다에선 트럼프가 50%의 지지율로 바이든(38%)을 12% 포인트나 앞섰다. 트럼프는 조지아에서도 49%를 얻어 바이든(39%)을 10% 포인트 차로 제쳤다. 애리조나와 미시간에선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율이 각각 49%대 42%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평가받던 펜실베이니아에서도 47%대 44%로 트럼프가 박빙 우세를 보였다. 바이든은 위스콘신에서만 47%대 45%로 겨우 앞섰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은 이들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안정세를 보이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최근 다시 악화되고, 대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지지층의 불만이 커지면서 바이든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NYT는 “경제와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은 젊은층과 비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는 18~29세 젊은층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서 동률의 지지를 얻었고, 트럼프는 흑인 유권자층에서도 20%가 넘는 지지를 획득했다. NYT는 “젊은층과 흑인·히스패닉 유권자 그룹은 정상으로의 복귀가 아닌 미국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원했다”며 “이들 그룹에선 바이든이 국가에 도움이 될 만한 작은 변화라도 만들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다만 “바이든은 상대적으로 백인이 많은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경쟁력이 높다”며 이들 3곳에서 승리하면 재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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