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1억7000만원, 에쓰오일 수만명 지원… 역시 ‘킹산직’

3년간 500명이상 대규모 채용 계획

9조 투자 ‘샤힌 프로젝트’ 영향
평균 19년 근무 등 만족도 높아
중공업체 근무자들도 이직 유혹

연합뉴스

‘킹산직’(킹+생산직) 인기가 식은 줄 모른다. 현대차 생산직 채용 광풍에 이어 평균연봉 1억7000만원이 넘어 ‘신의 직장’으로까지 불리는 정유기업 에쓰오일 생산직 채용에 수만명이 몰렸다.

1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공장에서 근무할 생산직을 뽑고 있다. 온산공장에서 생산시설 운전 업무를 하는 직군을 뽑는 데 수만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경쟁률은 공개할 수 없지만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이 몰린 건 채용 규모가 세 자릿수(000명)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채용은 9조원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이뤄지는 대규모 채용의 시작점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한국에 신규 석유화학 시설을 짓는 초대형 사업이다. 2026년 상반기 완공 시점에 맞춰 앞으로 3년간 5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2010년대 이후 에쓰오일의 대규모 채용은 이번이 두 번째다. 에쓰오일은 2015~2017년 5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당시 전체 직원 기준 10% 순증이 이뤄졌다. 5조원을 투자해 2018년까지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에 필요한 인원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정유업계뿐 아니라 제조업 전체로도 생산직 만족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임원을 제외한 에쓰오일 직원은 3242명, 평균연봉은 1억7293만원에 이른다. 대기업 중에서도 손꼽히는 정도다. 근속연수는 18.7년이다. 한번 입사하면 20년 넘게 근무하고, 대부분 정년을 채운다. 올해 지급한 성과급은 기본급의 800%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1200%였다. 학력 무관에 24시간 4조2교대로 근무해 평일 낮에 쉴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에쓰오일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자 석유화학업계뿐 아니라 조선 등 중공업 회사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생산직은 근무지보다 안정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전남 여수, 충남 대산에서 근무하다 울산으로 이동해도 문제가 없다”며 “중소·중견 석유화학 업체들이 사업 구조조정을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불안감을 느낀 생산직들이 에쓰오일 등 대기업으로 옮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에쓰오일과 같은 울산에 현장이 있는 조선업체에서도 지원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생산직 쏠림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유사인 GS칼텍스도 생산직을 모집 중인데 지원자가 상당했다고 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50명 규모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상반기 생산직 400명 뽑는데 20만명 가까이 지원했고 올 초 모집 때도 10만명 이상이 몰렸다.

산업계 관계자는 “생산직군 가운데 급여, 복지, 안전 등 근로 환경 삼박자를 고루 갖춘 건 대기업 생산직이 거의 유일하다”며 “협력업체나 중소·중견기업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대기업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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