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부동산 PF, ‘폭탄 돌리기’ 벗어날 근본적 체질 개선 나서야


금융 당국이 13일 한국 경제의 뇌관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옥석 가리기를 통한 연착륙에 초점을 맞췄다. 살릴 곳은 신규 자금을 투입해 살리고, 부실한 곳은 속도를 높여 퇴출시키도록 사업성 평가기준을 세분화했다. 재작년 ‘레고랜드 사태’로 PF 리스크가 부상한 뒤 1년 반 만에 적극적인 조치를 꺼내 든 것으로 평가된다. 부실 사업장 정리가 지연되면 정상 사업장까지 위기에 내몰고 나아가 부동산 공급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고금리 장기화가 예고된 터에 이제라도 적극적인 정리로 방향을 튼 것은 다행스럽다.

금융권 대출로 이뤄지는 부동산 PF 사업은 전국 3000여 사업장에서 총 230조원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제시된 평가기준을 적용하면 약 10%인 23조원 규모의 사업장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하위인 ‘부실 우려’ 평가가 내려지는 곳(약 3%, 7조원 규모 예상)을 경매·공매를 통해 정리토록 유도하는 게 관건이다. 당국은 경·공매를 압박하는 감독 조치와 그런 매물을 소화할 자금을 함께 제시했다. 구조조정 여건이 마련된 만큼 현장에서 취지에 맞게 작동토록 이행 과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적어도 3분기에는 구조조정을 체감할 결과물이 나와야 할 것이다. 부동산 PF발 금융위기설은 우리 경제에 너무 오래 잠복해 있었다. 일부 고통을 감내해서라도 위험 요소를 제거할 때다.

한국의 부동산 PF 사업은 본래 의미가 변질된 상태로 방치돼 왔다. 원래는 금융기관이 개발계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프로젝트의 미래 사업성을 따져 자금을 대는 금융기법인데, 그런 책임을 회피한 채 시공사에 채무보증을 강요하며 대출만 해주는 ‘돈놀이’처럼 운영됐다. 부동산 호황기에 통했던 이런 방식이 경기가 위축되자 곧바로 부실로 드러난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폭탄 돌리듯 이뤄져온 부동산 PF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