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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라인 사태, 야당이 반일 감정 자극해 해결될 일 아니다

과거사 프레임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 보호라는 세계적인
흐름 동참해 철저히 대처해야

네이버 사옥 전경.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촉발한 ‘라인야후 사태’에 더불어민주당이 가세했다. 자국 기업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권이 일본에 강탈당하는데도 한국 정부가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는 데 대해 공당이 지적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소셜미디어에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한 건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건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조선 영토 침탈, 이토 히로부미 손자:대한민국 사이버영토 라인 침탈, 조선 대한민국 정부:멍∼”이라는 내용이 담긴 이미지를 게재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지휘한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이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보도를 염두에 두고 올린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 사이에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도 모자라 한국기업까지 뺏으려 한다”는 식으로 반일 감정 토로가 이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야당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릴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자극적 내용으로 조회 수를 늘리려는 상업 유튜버처럼 대중 선동용 표현을 쓰면 국익에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한·일관계 특성상 라인 사태를 과거사 프레임으로 몰아가면 일본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의 개인정보가 한국에 있다며 은근히 국민메신저 라인의 정체성 문제를 부각해 ‘반한 정서’를 자극하고 있어서다. 이 경우 상대국 상품 불매운동과 무역분쟁으로 비화해 산업 기술 측면에서 열세인 우리 기업들의 고통만 더 커질 수 있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양국 갈등이 한창일 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항일 의병을 소재로 한 노래인 죽창가를 페이스북에 공유했지만, 사태 해결에 도움은커녕 논란만 증폭됐다.

정치권과 정부는 이번 사태를 미래 산업 관점에서 치밀하게 분석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번 행정지도가 한국에 뒤진 데이터 분야 등 미래산업 주도권을 쥐려는 차원으로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을 삼성에 빼앗겨 자존심을 구겼던 일본이 수십조원을 들여 대만의 TSMC 공장을 서둘러 유치한 때와도 시기적으로 겹친다. 미국에서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틱톡 강제매각 법안이 의회를 전격 통과한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유럽연합은 디지털 시장법 등을 만들어 미래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 조치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이런 세계적 흐름을 볼 때 일본의 행정지도는 서막에 불과하다. 아시아에서 메신저 고객 2억명을 확보해 토종 글로벌 플랫폼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권 방어 실패는 한국 IT 산업의 미래에 치명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해득실에만 갇혀 반일 선동 메시지를 날릴 여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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