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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野 벌써 ‘천막농성’… 22대 국회 예고편인가

당선인들 ‘특검’ 장외투쟁
원내사령탑도 친윤-친명
‘尹·李 소통’ 더 중요해져

입력 : 2024-05-11 00:31/수정 : 2024-05-13 09:07
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10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채해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생행동 선포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에서 활동할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10일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치고 채 해병 사건의 특검 관철을 주장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71명 초선 당선인 중 60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자 “대통령은 즉각 수용하라”는 구호를 내걸고 ‘투쟁’의 포문을 연 것이다. 22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장외투쟁부터 시작하는 모습은 바라보는 이들을 착잡하게 한다. 대화와 타협의 협치를 기대하던 국민들에게 22대 국회도 극한 대결의 무대로 전락할 상황임을 예고한 셈이 됐다.

장외투쟁이란 방식을 넘어 이들의 의제 선정 행태도 기대와 괴리돼 있다. 국민의 삶을 괴롭히는 고물가 문제부터 한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시급한 입법 사안까지 숱한 민생 의제가 쌓여 있는데, 정쟁의 소재일 수밖에 없는 특검법을 집단행동의 첫 의제로 택했다. 정치권에선 당장 “강성 일변도로 흘러갈 22대 국회의 예고편 같다”는 우려가 나왔다. 천막농성은 ‘찐명’이라 불리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당선인들이 주도했다고 한다. 총선 과정에서 친명 일색으로 재편된 민주당 내부 구도가 벌써 국회 활동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불길한 전조 속에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 이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선출되며 여야 원내 사령탑 진용이 갖춰졌다. 공교롭게 야당은 친명 강경파, 여당은 친윤 중진이 카운터파트로 22대 국회를 이끌게 됐다. 박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부터 대여 강경 발언을 쏟아냈고, 추 원내대표는 “거야의 입법 폭주에 강하게 맞서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채 해병 특검 문제부터 대립하게 될 두 사령탑이 협치의 물꼬를 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22대 국회마저 21대처럼 정쟁으로 지새운다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 돌파구를 찾아야 하며, 지금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뿐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사실상 두 사람의 대리인격인 이들로 꾸려졌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소통이 타협 정치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데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많은 차이를 확인했지만 의료개혁 등 한목소리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던 지난 회동처럼 만남과 대화를 거듭하며 차근차근 정치를 복원해가야 할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해내느냐에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성패와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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