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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1개월 만의 尹 기자회견… 지속적 소통 노력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9일 기자회견은 꼬인 정국의 매듭을 풀기엔 부족해 보였다. 국민 입장에서도 답답함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소통을 통해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평가할 만하다.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뼈저린 교훈이길 바란다. 껄끄러운 이슈라 해도 진솔하게 답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취임 2주년 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민생의 어려움은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총선 패인에 대해서도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고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 2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해 거듭 사과한 것이다.

의료개혁과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정부는 저희가 생각하는 로드맵에 따라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금개혁에 대해서도 “임기 내 국회와 소통하고 사회적 대합의를 이끌어내서 반드시 이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갈등과 반발이 예상되는 개혁 과제를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는 다짐은 긍정적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이슈가 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문제와 관련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드려 사과드린다”면서도 김 여사 관련 특검에 대해선 “특검의 취지와 맞지 않는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수사를 지켜보자”면서 “절차가 마무리된 후에도 국민께서 의혹이 있다고 할 때는 제가 앞장서서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김 여사 및 채 상병 사건 관련 특검에 대해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저와 정부를 향한 어떤 질책과 꾸짖음도 겸허한 마음으로 더 깊이 새겨듣겠다”며 국민 앞에 몸을 한껏 낮췄다. 하지만 특검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야당의 협조를 얻는 게 당면 과제가 됐다. 국정의 원활한 운영과 의료·연금 등의 개혁을 이뤄내려면 국회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기자회견의 다짐을 지키려면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소통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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