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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배임 혐의로 고발” vs “하이브가 배신… 자료 왜곡”

극단으로 치닫는 집안싸움

하이브 “뉴진스 계약 해지도 모의”
내달 컴백은 예정대로 지원키로
민 “방시혁 손 떼야 건강한 경쟁”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 계획과 의도가 없었다”며 “열심히 일한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배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해 독립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모의한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들을 찾았다며 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실행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하이브는 25일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하이브는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감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이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하이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민 대표를 주축으로 한 어도어의 경영진이 어도어를 빈껍데기로 만들어 재무적 투자자를 구한 뒤 하이브에 어도어를 팔라고 권유해 매각하고, 민 대표가 어도어 지분을 취득하며 독립한다는 계획을 세운 대화 기록이 남았다. 하이브는 “아티스트와의 전속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했다.

하이브는 해당 자료를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이날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외에도 하이브는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며 오는 30일 어도어 이사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브가 오히려 저를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주주에게 도움 되는 계열사의 사장을 찍어누르는 게 배임 아니냐”며 하이브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자신의 경영 방식에 대한 의견차로 인해 누적된 갈등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방 의장에 대한 신뢰가 깨졌고, 내부고발을 통해 항의했으나 감사가 이뤄진 것이란 주장이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제시한 문서, 대화 등의 자료가 모두 맥락이 빠진 채 공개돼 오해를 조장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하이브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상황에서 주주 간 계약 사항을 하이브와 협의해 수정하던 중이었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농담처럼 적었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투자자 유치에 대한 언급 역시 가볍게 했던 이야기며, 외부 자문을 받았다는 것도 계약서 내용이 어려워 지인에게 물어봤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민 대표와 기자회견에 동행한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배임이라는 건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로 했을 때 성립하는 건데, 저희가 봤을 땐 가치를 훼손하는 실제 행위를 기도하거나 착수한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며 “배임에는 예비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충돌 수위가 높아지면서 복귀를 앞둔 뉴진스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도어 제공

하이브는 민 대표의 주장에 “모든 주장에 대해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미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만큼 어도어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브는 민 대표 거취와 상관없이 뉴진스는 품고 간다는 입장이다. 뉴진스는 27일 자정 신곡 ‘버블 검’ 뮤직비디오 공개를 시작으로 5월 국내 컴백, 6월 일본 데뷔 등을 앞두고 있다. 하이브는 이들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지원과 함께 컴백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 대표는 뉴진스뿐만 아니라 이들의 부모와도 강한 유대감이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뉴진스랑 저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관계다. 멤버들이 제게 먼저 연락해서 울기도 하고 위로도 했다”며 “멤버들 부모님도 하이브와 쏘스뮤직이 ‘애들을 방치한다’며 불만이 많았고, 오늘 이 자리에서 뉴진스의 데뷔 과정을 밝히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뉴진스가 민 대표와 함께 움직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22년 데뷔한 뉴진스는 2029년까지는 전속계약으로 묶여 있다. 막대한 위약금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지만, 만약 멤버들이 민 대표를 따라나선다면 지난해 피프티 피프티와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다만 민 대표는 ‘뉴진스 계약 해지’ 등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저는 하이브에 있어도 상관 없다. 그냥 저희를 내버려두면 된다”며 “하지만 (저더러) 나가라면 어쩔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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