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 먼저 챙긴 尹… “소통 강화” “당정관계 쇄신” 의견 분출

총선 패배 책임론 정면 돌파 의지
“당 운영 방향 바꿔야” 쓴소리 나와
일부, 대통령 책임론 반박하기도

입력 : 2024-04-25 00:15/수정 : 2024-04-25 00:15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지난 22대 총선에서 낙선·낙천한 국민의힘 의원 5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기 전 행사장에 들어서며 이번 총선에서 낙천된 김영식 의원(경북 구미을)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4·10 총선에서 낙선·낙천한 국민의힘 의원 50여명과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기울어진 당정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되는 ‘수직적 당정관계’가 향후 달라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윤 대통령이 당선자들보다 낙선·낙천 의원들을 먼저 만난 것은 위로를 전하면서 총선 패배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의힘 낙선자를 대상으로 열린 오찬 간담회 인사말에서 “오늘 여기 계신 분들은 윤석열정부 탄생을 함께하신 분들로, 윤석열정부의 성공이 우리의 소명이라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윤 권한대행은 참석자들에게 “나라와 당을 위해 소통과 조언을 계속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낙선자들 사이에서는 쓴소리가 나왔다.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최재형 의원은 “대선 이후의 과정을 우리가 돌이켜보면서 철저하게 반성하고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당 운영, 지도부 구성 등을 지금과는 다른 방향으로, 반대 방향으로 생각해서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용인병 공천에서 탈락한 서정숙 의원은 “소통을 강화하고 그 내용이 위로 잘 전달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낙선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으니 기존 방식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며 “이제는 당정관계가 정말 바뀌어야 되지 않겠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낙선자는 “위기의식을 당연히 느껴야 하고 근본적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면서 “그런데 대통령은 이런 위기감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다만 당정관계 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대세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낙선자들이 모였으니 무거운 분위기였고, 집단적으로 성토하는 자리라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패장들이 모였는데 활발히 얘기할 수 있었겠느냐”며 “구체적인 얘기를 했다기보다 선문답만 하다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총선 패배 원인과 관련해 ‘대통령 책임론’을 반박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한 초선 의원은 “선거운동에서 겪은 어려움을 얘기한 분도 있는데, 그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당대표에게 할 이야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영남권의 한 낙선자는 “대통령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우리 당의 내부적 문제 요인도 많았다”고 말했다.

당정관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오늘 오찬은 대통령실이 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의미가 있다”며 “총선 패배로 대통령이 당 장악력을 상실한 만큼 자연스럽게 수평적 관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등의 통과를 막기 위해 미리 이탈표를 단속하려는 숨은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 와서 의원들을 대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득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구자창 정우진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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