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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에 모형 총기 수두룩… 규제 강화 필요

1만~10만원… 사제총처럼 사용 가능
국정원 구입·실험서 살상 위력 확인
해외 유튜브에는 총기 제작 영상
부품 거래 등 차단책 마련 나서야


중국 대형 이커머스 업체가 국내에 본격 진출하면서 이들을 통한 불법 총기류 구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이 지금처럼 총기범죄를 최소화하려면 불법 총기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4일 취재진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해조류 퇴치용 총’ ‘타정총’ ‘gun’ 등을 검색했더니 각종 모형 총기가 수십 페이지에 걸쳐 화면에 떴다. 모형 총기는 조금만 손을 보면 사제총처럼 쓸 수 있다. 가격도 1만~10만원대로 저렴했다. 쇼핑몰에선 관세법 및 총포·화약법상 수입이 금지된 조류퇴치용 총, 석궁 등도 살 수 있었다. 또 사제총 제작에 쓰일 수 있는 다양한 물품이나 부품도 구매 가능했다.

유튜브에서는 ‘make gun’ ‘homemade gun’ 등 검색어를 입력하면 해외 유튜버들의 사제총 제작 영상을 쉽게 시청할 수 있다. 해외 직구를 통해 부품을 사고 유튜브를 보며 총기를 조립할 수 있는 셈이다. 해외 직구와 유튜브가 ‘총기 청정국’인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통한 사제총과 부품 구입 실태를 파악하고 나섰다. 국정원이 쇼핑몰에서 구입한 제품들로 사제총 4개 종류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모두 인명 살상 등 치명상을 입힐 위력을 보였다.

직구를 통한 총기 제작이 쉬워지면서 경찰의 기존 총기 파악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허가제를 통해 총기 소지 및 보관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무기의 경우 대부분 자진신고를 통해 알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지난 2월 기준 경찰청의 불법무기 자진신고 통계에 따르면 총기류 신고는 2019년 587건, 2020년 524건, 2021년 480건, 2022년 455건, 2023년 43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기총과 기타총(타정총·마취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진신고는 6·25전쟁 때 썼던 총이라든지 사망자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다음 달부터 자진신고 외에도 불법무기 소지 집중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사제총 등 불법무기 소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암수범죄’인 만큼 좀 더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총기 사망사고는 2001년부터 매년 1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기 사고는 총 43건이었으며, 사망자는 11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신고하지 않은 총기가 늘어나면 사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총기류 단속 강화와 함께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부품 거래 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세관에서 모든 반입품을 조사할 수는 없다”며 “관련 물품을 주문하는 단계에서부터 차단할 수 있는 강제 조항을 만드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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