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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 무력화·檢 개혁… 민주 국회의장 후보마다 ‘강성 공약’

친명계 표심 의식 공격적 공약 내놔
“중립만 지켜선 일 못해”… 협치 외면
정치 더욱 극단화시킬 우려 높아져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국회의장 후보들이 ‘강공’ 일색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추대로 뽑혔던 국회의장이 후보 난립으로 인해 경선을 치르게 되자 당내 최대 계파인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공격적인 공약을 쏟아내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 자리를 노리는 후보들이 강성 공약을 내놓은 것은 정치를 더욱 극단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의장 후보인 조정식 의원은 24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주요한 민생이나 긴급한 현안들이 있을 때 여야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정쟁화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제가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선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 법안들이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여야 간 정면충돌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 의원은 2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의 재표결 통과 정족수를 기존 ‘200석’에서 ‘180석’으로 낮추는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9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다”면서 “역대급인데,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통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10 총선을 통해 범야권이 확보한 의석수는 189석이다. 조 의원의 공약은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친명계 좌장으로 강력한 국회의장 후보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헌법을 개정할 경우 광주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권력구조 개편, 국민 기본권 확대 등 중요 문제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특히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4년 중임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권력구조 변화와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차기 국회의장 역할과 관련해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차기 국회의장이) 민주당 출신으로서 민주당의 다음 선거에서의 어떤 승리에 대해 보이지 않게 (바닥을) 깔아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당선인은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개혁의 완성과 언론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추 당선인은 2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기계적 중립, 협치가 아니라 민심을 보고 국민을 위한 대안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며 “기후위기나 민생법안 등 미래를 준비하며, 유보된 언론개혁·검찰개혁을 해내야 한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 내부에서도 국회의장 후보들이 강성 공약을 남발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수도권 당선인은 “차기 국회의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무리한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면서 “국회의장 후보들이 여야 충돌을 막을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환 박장군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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