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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6·29선언 관여한 보수 원로

노재봉 전 총리 별세… 향년 88세

盧 정부 실세 총리·비서실장 역임
북방정책 추진에도 깊이 관여

향년 88세로 23일 별세한 노재봉 전 국무총리가 2008년 8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건국 60년 기념 행사에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의 세계사적 의의’를 주제로 강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노태우정부 시절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재봉 전 총리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24일 노 전 총리 측에 따르면 고인은 전날 오후 10시 10분 서울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노 전 총리는 1년 전부터 혈액암으로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마산 출신인 노 전 총리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국제정치학자다. 1987년 서울대 교수 재직 중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의 자문역을 맡아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인 ‘6·29선언’ 작성에 관여했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 대통령 정치담당 특별보좌역으로 임명돼 중국 및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와 수교하는 ‘북방정책’ 추진에도 깊이 관여했다. 1990년 3월부터 12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노 전 총리는 1991년 1월 22대 총리에 취임했다. 그러나 명지대 학생 강경대씨가 시위 진압 중 무차별 폭행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시위가 격화하면서 4개월 만에 사의를 표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주자유당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1995년 김영삼정부의 과거사 청산 수사 도중 탈당했고 15대 총선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명지대 교양교수와 서울디지털대 총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은퇴 이후에도 보수 원로로 활동하며 제자그룹 및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함께 공부 모임을 주도했다. ‘정치학적 대화’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등의 저서를 남겼다. 노 전 총리는 2021년 10월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읽다가 여러 차례 ‘각하’라고 부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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