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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찐명’ ‘찐윤’ 국회의장·원내대표로 협치 되겠나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누가 차기 국회의장·원내대표가 될지 관심이 쏠리지만 지금 거론되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찐명’(진짜 친이재명)계가, 국민의힘에선 ‘찐윤’(진짜 친윤석열)계가 그런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그들이라고 자리 욕심을 가지지 말라 할 순 없겠으나, 국회 주요 포스트가 계파색 짙은 강경파 인사로 채워진다면 당내 갈등은 물론, 여야 관계도 삐걱거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민주당 몫 국회의장 후보들을 보면 과연 그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의장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조정식·정성호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하나같이 찐명계인데다, 명심(이재명 대표 마음)을 얻으려고 의장 선거에선 유례 드문 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 의원은 “현안이 있으면 (여야 합의 없이도)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강조했고, 정 의원은 “의장은 기계적 중립만 지켜선 안 되고 민주당의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깔아줘야(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갖고도 제대로 꼭지를 따지 못했다. 협치가 맹목적이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야 합의 정신이 중요한 국회에선 의장이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하고, 중립을 지키라는 취지에서 법으로 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의장이 되겠다는 사람들부터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기식 국회 운영을 하겠다고 하니 귀를 의심케 한다. 아울러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박찬대 최고위원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박 최고위원은 강성 친명계 인사이고 지도부 회의 때 대여 강경 발언을 자주 해 왔다. 강성 국회의장에 강성 제1당 원내대표가 짝을 이루면 앞으로 국회 운영이 얼마나 일방적일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국민의힘에선 대표적 찐윤인 이철규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대통령실 의중을 당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수직적 당정관계’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총선 패배와 관련해 ‘친윤 책임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그가 원내대표로 나서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여야 모두 지긋지긋한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 민생 문제를 챙기고, 여야 간에도 협치를 통해 생산성 높은 국회를 만들라는 것이다. 여야가 국회의장·원내대표 인선에서부터 이런 총선 민심을 받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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