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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근육긴장이상증

정승훈 논설위원


근육긴장이상증은 근육의 긴장도에 이상이 생기는 증상을 가리킨다. 몸을 움직이게 하고 자세를 잡아주는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근육이 과도하게 경직되면서 이상한 움직임이나 자세가 나타난다. 우리 몸 근육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는데 가장 흔한 형태는 목 근육의 경련으로 머리가 한쪽으로 돌아가는 ‘사경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정식 병명인 ‘근긴장이상’ 외래환자는 2010년 2만7891명이었다가 2019년 3만9397명까지 늘었다. 2020년에 3만4895명으로 조금 줄었다가 2021년 3만6650명, 2022년 3만7547명 등 매년 4만명 가까운 환자가 병원을 찾고 있다.

비교적 낯설었던 이 병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이봉주 선수의 투병이 계기가 됐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보스턴마라톤대회 등을 통해 세계적 마라토너로 우뚝 섰던 그는 ‘봉달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병으로 인해 등이 굽고 목이 90도로 꺾인 그를 본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2021년 수술을 받은 후 재활에 힘쓰고 있다던 그의 모습을 24일 유튜브 채널에서 봤다. 강원도 삼척 엑스포광장에서 지난 21일 열린 ‘제28회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모습이었다. 여전히 재활 중이라 약 150m가량만 달렸지만 뛰면서 웃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 이봉주는 “(몸 상태는) 100% 좋아진 건 아니고 60% 정도”라며 “앞으로 10㎞, 하프, 풀코스까지 완주하는 몸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근육긴장이상증 환자들은 신체적 어려움은 물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기 쉽다. 신체 일부가 뒤틀린 모습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해 대인기피증,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봉주의 모습은 환자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세계 1등 마라토너 이봉주도 훌륭했지만 난치병으로 인식되는 근육긴장이상증을 극복하고 다시 마라톤에 도전하는 이봉주는 더 멋지다.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정승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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