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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 IPO 돌입… 논란 넘어 흥행 성공할까

일반 청약 흥행 가능성 크지만
모회사 HD현대 주가 이미 하락
주주 피해 최소 방안 검토해야


HD현대의 자회사 HD현대마린솔루션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반 청약 흥행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모자(母子) 회사 중복 상장으로 모회사인 HD현대 주가가 하락하면 주주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쪼개기 상장’에 따른 주주 권익 침해가 반복되는 것이다. 시장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25~26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상단은 8만3400원으로 제시됐는데 수요예측이 흥행하면서 공모가가 10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공모가 상단 기준 공모액은 약 7423억원, 시가총액은 3조7071억원이다. 다만 HD현대마린솔루션이 공모가 산정을 위해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은 31.5배에 달한다. ‘거품 상장’ 논란이 일었던 파두의 공모가 산정 당시 PER(22.5배)보다 높은 수준으로,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무엇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업공개(IPO) 흥행은 모회사 HD현대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HD현대 주가는 최근 한 달간 이미 5% 하락했다. 핵심 사업을 물적분할한 뒤 상장시키면 모회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는 그동안 다수 관찰됐다. 두산로보틱스와 LG에너지솔루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해 10월 5일 주가가 97.79% 오르며 성공적으로 증시에 데뷔했지만 모회사 ㈜두산 주가는 횡보를 거듭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2022년 1월 27일 상장 직후 시총 2위에 올랐지만, 모회사 LG화학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모자 회사 중복 상장으로 인한 일반 주주 피해가 커지자 금융 당국은 2022년 9월 물적분할 이후 재상장하는 회사에 대한 상장 심사를 강화했다. 물적분할 이후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모회사 일반 주주에 대한 보호 노력을 심사하고, 미흡한 경우 상장을 제한하도록 한 것이다. 모회사 주주에게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을 현물 배당하거나 모회사 주식과 신설 자회사 주식을 교환하는 기회를 주는 식이다. 하지만 HD현대마린솔루션은 물적분할한 지 7년째라 상장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 당국이 5월 초 발표하는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모자 회사 중복 상장으로 인한 일반 주주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창모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한국증권학회 정책심포지엄에서 “모자 회사 동시 상장은 일반 주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문제가 있다”며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를 만들어내는 이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자회사의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면 모회사 기업 가치도 더불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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