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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건설경기… 서울 주택 착공 10년 평균의 27.5%

건물건설업 취업자 2만8000명 줄어

고금리·고물가에 집값 하락 겹쳐
2~3년 후 공급 대란·가격 폭등 우려

건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관련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여러 대의 타워크레인이 설치돼 있는 모습. 국민일보DB

건설 경기 부진에서 시작된 악순환의 결과가 실물경제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이 맞물리자 건설업계는 수익이 악화일로다. 줄어든 건설 현장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인력 부족으로 착공이 어려운 상황을 부른다. 이 같은 악순환은 결국 주택공급 감소로 이어져 2~3년 후 ‘공급 대란’과 함께 주택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주택공급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주택 착공은 6만3000가구였다. 이는 최근 10년(2013~2022년) 연평균의 27.5% 수준이다.

이 같은 착공 감소의 근본 원인은 고금리와 고물가라는 게 국토연의 분석이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공사비까지 인상되자 건설사가 착공을 미뤘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택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더해졌다. 2022년 7월 주택가격 하락을 시작으로 부동산 시장은 위축 국면에 들어섰다. 건설사 입장에서 높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며 주택공급을 이어가기엔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시장이 된 것이다.

주택뿐 아니라 건설 경기 전반이 이와 같은 상황이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으니 건설공사 자체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건설공사 계약액은 240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감소했다. 특히 민간부문 계약액이 235조3000억원에서 173조1000억원으로 26.4% 줄었다.

건설 경기를 견인하는 민간공사가 쪼그라들자 아예 발을 빼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달 폐업신고한 종합건설사는 104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 증가했다. 전문건설사 618곳 또한 지난달 폐업을 신고했다. 지난달에만 722개 건설사가 폐업을 신고한 셈이다.


이는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건물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2만8000명 줄었다. 건물·산업설비 청소 및 방제 서비스업(-1만7000명), 부동산 관련 서비스업(-1만7000명), 실내 건축 및 건축마무리 공사업(-1만7000명) 등 하반기에만 건설 경기 부진으로 줄어든 일자리가 7만9000개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비싼 건축 원가는 착공 감소로 이어져 관련 일자리를 쪼그라뜨리고 건설 인력 부족이 착공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3~4년 후 부동산 공급에 영향을 줘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반으로 이 같은 침체 흐름이 확산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건설 부문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건설 경기가 흔들리면 국가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김혜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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