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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가스공사에 ‘LNG 화물창 결함’ 구상권 청구 소송

“화물창 결함, 공사 설계 잘못 탓 지급한 3900억 전액 회수할 것”


해외로 나가는 기술 사용료를 줄이겠다며 야심차게 기획된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기술 개발의 끝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소송전으로 귀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3일 한국형 LNG 화물창(KC-1)을 설계한 한국가스공사에 3900억원의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기업 GTT는 국내 조선사들로부터 LNG 운반선 건조 시 기술 사용료를 받고 있다. KC-1 개발은 기술 의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04년 추진됐다. LNG 화물창은 천연가스를 600분의 1로 압축·액화해 LNG선에 저장하는 시설이다.

최초의 KC-1 적용 LNG선은 2018년 초 SK해운에 인도된 SK세레니티와 SK스피카다. 하지만 두 선박은 출항과 함께 화물창의 냉기가 선체로 전해지는 ‘콜드스팟’ 현상이 발견되면서 7년째 미운항 상태다.

이에 2019년부터는 화물창 설계를 맡은 가스공사, 제작을 맡은 삼성중공업, 운영을 맡은 SK해운 3사가 국내외 소송전을 시작했다.

한국 법원은 1심에서 설계를 담당한 가스공사의 잘못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0월 “가스공사는 삼성중공업에 726억원, SK해운에 1154억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수리비에 들어간 801억원을, SK해운이 미운항 손실 1158억원을 지급하라고 가스공사에 청구한 결과다.

삼성중공업도 SK해운에 3900억원을 지급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돈을 이번 구상 청구를 통해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영국 중재법원은 지난해 12월 화물창 결함으로 선박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 삼성중공업이 SK해운에 39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초 지급을 마쳤다. 삼성중공업 측은 “국내 소송 1심에서 가스공사의 책임이 100% 인정됐다”며 “전액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당초 구상권 청구 대신 가스공사와의 선박 공동 인수를 통한 문제 해결을 검토했다. SK해운이 보유한 선박 2척을 가스공사와 공동 인수한 후 가스공사가 운항 노선과 선적 물량을 제공해 수익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훼손된 한국형 화물창의 대외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제품 개발과 보완 협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측은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협상은 중단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구상권 청구 소송으로 또 몇 년간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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