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오제성·최은빈·송수민 ‘금호영아티스트’ 展

금호미술관, 유망 작가 선발·지원
조각 부산물을 머리에 이고 걸어


서울 종로구 삼청로 금호미술관이 유망 신진작가를 선발해 지원하는 ‘2024 금호영아티스트’ 전시를 한다. 1부로 오제성(37), 최은빈(31), 송수민(31) 등 3명의 작품 세계를 개인전 형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한국적 인상주의 대표작인 ‘남향집’의 화가 오지호의 손자인 오제성은 재료와 기법이 MZ세대답게 신선하면서도 조각의 전통에 뿌리를 대고 있어 무게감이 있다.

방수도료로 칠한 초록색 걷는 사람 조각 행렬이 머리에 인 것은 김제 금산사 미륵불의 얼굴 부분을 드론으로 3D스캔에서 출력한 것이다(사진). 금산사 미륵불은 한국인 최초로 서양 조각을 배운 김복진의 작품이다. 또 행렬 속 걷는 사람 조각 중 하나는 부친인 조각가 오상욱이 남긴 작품 중 두 동강 난 걸 합친 것이기도 하다.

또 다른 걷는 사람 조각 행렬 작품은 조각의 제작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을 고스란히 머리에 이고 있다. 그렇게 쓰레기 없는 조각을 만들고자 했다는 점에서 그의 조각은 근대적이면서 미래적이기도 하다.

최은빈은 기억, 감정 등 무형의 실체를 경험하게 하는 공간을 전시장에 구축했다. 텅 빈 전시장의 한쪽 벽면에 두 눈처럼 생긴 카메라 모니터 장치가 있다. 이끌리듯 성큼 걸어가 구멍 안을 들여다보면 전시장에 들어선 자신의 뒷모습이 보인다. 전시 작품이 아닌 ‘전시를 보는 나’를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발랄하다.

송수민은 육아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 아이를 돌보는 가장 사랑스러운 순간, 손에 든 휴대전화 화면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미사일 공격 장면이 떴다. 그 역설적인 장면이 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작가는 일상과 재난이 공존하는 비현실적 현실을 회화로 풀어냈다. 작가는 지속적으로 비정형의 ‘연기’를 작품의 소재로 사용해왔는데, 흰색 덩어리 형태는 연기처럼 재난과 전쟁의 징후로 인식되는 동시에 꽃 등의 자연물처럼 보이기도 하는 등 이중적인 의미를 담는다. 그는 구름을 그리면서 아이가 한 낙서의 선을 그대로 가져오기도 해 비현실감을 고조시킨다.

강이경, 왕선정, 임선구 등 2024년 금호영아티스트로 선정된 나머지 3명 작가의 개인전을 보여주는 2부 전시는 5월 10일부터 6월 16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1부 전시는 28일까지.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