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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증원 절실”… 판사들, 직접 국회의원 설득 나서기로

재판 지연 해소 위해 5년간 370명↑
판사증원법,국회서 16개월째 계류
“검사 증원과는 별개” 野 설득 작업
21대 국회 끝나면 다시 절차 밟아야


다음 달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폐기 위기에 놓인 판사증원법(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개정안) 통과에 사활을 걸었다. 대법원은 판사 증원이 재판 지연 해결을 위한 첫 단추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검찰 증원’과 맞물려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법관들이 직접 국회의원을 찾아가 설득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22일 “국회가 이대로 종료되면 원점에서 기획재정부 등과 법안이 필요한 이유 등을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에서는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사실상 올해 안에 법안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법원행정처 소속 법관들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과 보좌관을 직접 만나 법안 처리를 설득할 계획이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2월 법관 임용 관련 연구를 해온 김신유(47·사법연수원 35기) 부장판사를 국회 파견 법관으로 발령냈다. 법원에서는 “법관 증원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법관 정원은 2014년부터 10년째 3214명으로 묶여 있다. 개정안은 법관 정원을 2027년까지 5년간 3584명으로 370명 늘리도록 했다. 법안은 지난 2022년 12월 발의됐지만 여야 이견으로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1년4개월째 계류 중이다. 2005년 10월 발의된 판사 470명 증원안이 법사위 통과까지 41일, 2014년 11월 발의된 370명 증원안이 법사위 통과까지 34일 걸린 점을 고려하면 법안 처리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법사위 소위에서 여당 의원들은 “판사 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검사 수도 연동돼 함께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야당 의원들은 “검사 증원은 절대 안 된다”고 맞서 논의가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판사 수가 늘면 재판부도 많아져 공소 유지를 맡는 검사 수도 함께 증가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법원은 판사 수가 검사 수와 연계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의 한 고위법관은 “법원에는 형사부만 있는 것이 아니고 민사, 행정, 가사, 회생, 특허 등 다양한 재판이 존재한다”며 “검찰과 별개의 증원 요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5일 기준 육아휴직·해외연수 등을 이유로 법관 업무에서 빠진 판사들을 제외하면 실질 가동 법관(대법관 및 법원장 등 제외) 수는 2788명이다. 법원 관계자는 “전체 정원 중 10% 정도가 상시적으로 실질 재판 인력에서 빠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관 부족은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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