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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호스피스 병동 내몰려… 의료계 대화 나서라”

환자단체 “의료공백 더는 못버텨”
정부, 의사단체에 구상권도 검토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1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환자단체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조정안에도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의료계를 향해 22일 사회적 대화체 참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의료 공백 탓에 환자들이 입은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강대강 대치를 끝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계와 정부, 국회를 향해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희승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간사는 “전공의 집단사직 후 말기 암 환자에게 바로 호스피스를 제안하거나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내원하지 말라’고 통보하고 있다”며 “단 1시간의 여명일지라도 누가 이들의 삶의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건지 환자들은 혼란스럽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개월간 치료를 받던 환자 A씨가 암 전이로 몸 상태가 악화하자 “더 이상 내원하지 말라”는 병원 측 통보를 받았다는 사례를 공개했다.

이렇듯 중증환자들은 병원과 의사를 찾아 헤매고 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중증환자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치료가 가능한 3차, 2차 심지어 요양병원도 찾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의료 공백으로 피해를 본 환자의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하라고 요구했다.

의료계와 정부 대립으로 인한 피해와 관련해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강대강 의·정 대립 속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환자와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정부와 의사단체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주 출범하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사태를 하루빨리 끝낼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김 대표는 “두 번 다시 국민, 특히 중증질환자 등이 건강권을 위협받지 않도록 준비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는 특위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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