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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 국책은행 vs 시중은행 대결

김형선·윤석구 후보 ‘2파전’
노동이사제 도입 등도 촉각


은행과 금융 공기업, 신용카드사, 캐피털사, 부동산신탁사 등 전 금융권에서 8만여명의 조합원을 거느리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선거가 막을 올렸다. 전 위원장 직무 대행 중인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기호 1번으로 출마하면서 처음으로 위원장을 배출할 가능성을 맞닥뜨린 IBK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노사가 갈등을 빚다 교착 상태에 빠진 ‘노동 이사제’ 도입 등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제27대 위원장 선거를 치른다. 지난 10일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돼 자리를 비운 박홍배 전 위원장의 후임자를 찾기 위한 보궐 선거다. 이번 선거에는 현직 금융노조 수석 부위원장이자 IBK기업은행 지부 위원장으로 박홍배 전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김형선 후보가 기호 1번으로,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인 윤석구 후보가 2번으로 출마했다.

선거 판세는 ‘국책은행·금융 공기업 대 시중은행’ 구도 하에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본점의 대구 이전’이라는 현안을 겪었던 IBK기업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상황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중앙회 등 지부 노조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윤 후보는 우리은행지부 부위원장(수석 부위원장 후보), KB국민은행지부 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을 러닝메이트 삼아 수만명의 시중은행 표심을 노리고 있다. 김 후보가 위원장 직무 대행이라는 점에선 유리하지만, 시중은행 조합원 수가 양적으로 월등히 많아 윤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것이 금융노조 내부 평가다.

IBK기업은행은 선거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2020년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의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을 때 출근 저지 투쟁 등을 강경하게 이어가며 내부 조합원의 신임을 얻은 김 후보가 ‘최초 IBK 출신 금융노조 위원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면 노조가 주장해 왔던 노동 이사제 도입 압박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 이사제는 노조가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추천해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노동계 목소리를 경영 의사 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 이사제 등을 담은 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이 2020년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현재까지 일선 현장에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사외이사 2명(김정훈·정소민)의 임기가 이달 초 만료됐지만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 이후로 인선을 미뤄둔 상황이다. 이들은 2021년 4월 “우리가 추천하겠다”는 IBK기업은행 노조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사측이 추천해 뽑힌 이사들이다.

금융노조 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관계자는 “노동 이사제는 국회에 입성한 박홍배 의원도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이라면서 “김 후보가 당선 시 도입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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