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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적 이란과 충돌 격화 덕에 기사회생하는 네타냐후

공포심 고조되며 ‘안보 실패’ 희석
지지율 상승 “최고의 일주일” 평가“
이란에 레이더 우회 기술 보여줘”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 공격을 단행한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반이스라엘 선전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의 충돌 격화로 국민들 사이에 공포심이 고조된 것을 틈타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의 전기를 쓴 이스라엘 언론인 마잘 무엘람은 이란과 보복 공방을 주고받은 지난 일주일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최고의 주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네타냐후의 정치적 위기를 당분간 반전시킬 수 있다”며 “네타냐후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당한 뒤 안보 실패의 책임을 추궁받았다. 비관적으로 전망되던 그의 지지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다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신문 마아리브가 전날 공개한 차기 총리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지지율은 37%로 소폭 올라 ‘정적’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42%)와의 격차가 5% 포인트로 좁혀졌다. NYT는 “네타냐후가 당장 총선을 치른다면 패배하겠지만 간츠와의 지지율 격차를 전쟁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무엘람은 “전쟁 이후 궁지에 몰렸던 네타냐후에게 최고의 일주일이었다”며 “이스라엘은 핵무기를 보유했을지도 모르는 이란을 두려워한다. 그것(공포심)이 지난 일주일 동안 네타냐후가 회생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가 16년간 집권하면서 보여준 대이란 전략과 지난 1주간의 대응 방식도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 평가됐다. NYT는 “네타냐후는 수년간 이스라엘 국민에게 자신이 대이란 전략에서 국제사회를 설득할 경험과 지혜를 가진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란과 전면전을 피하면서 보복 공방을 주고받은 대응이 이스라엘 안에서 ‘하마스와의 전쟁 실패론’을 희석시켰다”고 진단했다. 무알렘은 “이스라엘 국민이 네타냐후를 신뢰하는 이유 중 하나는 큰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시내각의 한 축을 책임지는 간츠가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점도 네타냐후에게 반사이익으로 돌아왔다. 네타냐후의 다른 전기를 펴낸 현지 언론인 안셸 페퍼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전쟁을 승리로 끝내기를 원하지만, 간츠는 이길 방법을 명확하게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대규모 공습을 받은 지 엿새 만인 지난 19일 재보복을 강행했다. 이후 상황은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양국이 오랫동안 ‘그림자 전쟁’을 벌이던 관례를 깨고 상대국 영토를 직접 타격했다는 점에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의 재보복에 사용된 무기를 놓고서는 주장이 엇갈린다. NYT는 서방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이스라엘 전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 1기가 이란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중부 나탄즈 부근 방공망에 손상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레이더망을 우회하는 기술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이란에 보낸 경고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란은 이스라엘이 사용한 무기가 드론 3기뿐이라고 주장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그건 아이들 장난감에 가까운 것으로 드론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후속 공격 등) 결정적인 행동을 한다면 우리는 최대 수준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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