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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2050년 세계 에너지 공급의 26% 담당한다

[가야할 미래, 무탄소 에너지] ④ 탄소중립 선도 태양광


탄소중립은 단 하나의 에너지원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은 서로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고, 이를 효율적으로 ‘믹스’해 탄소중립을 앞당기는 것이 시대적 과제다. 현재 세계 에너지 믹스 정책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기술이 바로 태양광이다. 가격·기술·지속가능성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태양광은 청정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며 2050년 세계 에너지 공급의 26%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양광 산업은 적은 면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초고효율 ‘탠덤 태양전지’로 가는 전환기에 있다. 한국 역시 지난달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를 열고 차세대 태양광 기술 상용화를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춤했던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총발전량 중 태양광의 비중은 4.9%(3만726GWh)다. 태양광의 누적 설비용량은 2020년 17GW에서 2021년 21GW, 2022년 24GW를 기록했다. 전체 용량이 늘고 있긴 하지만 연간 신규 설비 용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3년 하반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서 올해에도 신규 설비는 2.5GW 내외로 설치될 전망이며 향후 신규 수요가 2GW대에서 정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성장 주도하는 태양광

반면에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21일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 ‘블룸버그 새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태양광 신규 설치용량은 약 444GW를 기록했다. 2022년에 비해 76% 성장한 수치다. 올해 설치량은 520GW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대량생산과 기술발전으로 태양광 모듈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설치 단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BNEF가 분석한 지난해 주요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단가(LCOE·발전설비의 설치·운영·폐기 등 전주기에 필요한 비용)는 ㎿h당 석탄 72달러, 가스 83달러, 추적형 태양광 41달러, 고정형 태양광 48달러, 풍력 40달러였다.

태양광은 풍력이나 원자력보다 설치 기간이 짧고 도심 설치가 쉬우며 기술 성숙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면서 태양광의 기록적 성장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넷제로 로드맵 보고서’ 개정판에서 현재까지 발표된 태양광 사업만으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태양광 수준을 30%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한 IEA는 2030년에 대부분 지역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비중이 3분의 1 이상 차지할 것이며,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상 세계 에너지 공급량에서 태양광이 26%, 풍력 16%, 원자력 12%, 수력 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햇빛 약해도 태양광 비중 ↑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은 자연환경에 따라 변동성·간헐성이 크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햇빛 자원이 적은 독일, 일본, 네덜란드는 지난해 태양광 발전 비중을 10% 내외로 높이는 데 성공하며 기술이 지리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히 풍력이 강한 네덜란드는 2019년에 태양광 발전 비중이 전체 발전량의 4.4%에 불과했다. 이후 적극적 태양광 보급 정책으로 2021년 비중을 9.4%로 확대했고, 지난해에는 17.3%를 기록했다. 네덜란드는 1인당 평균 2개의 태양광 패널을 보유하고 있고 주차장, 호수, 기차역, 양 방목장 등 태양광 발전에 이용할 수 있는 다채로운 부지를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

게다가 태양광 업계에선 대중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의 한계를 뛰어넘은 탠덤 태양전지가 등장하며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현재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접합 실리콘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효율성이 30%를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재료를 2개 이상 적층하는 탠덤(다중접합) 구조의 태양전지가 30% 이상의 효율을 낸다는 연구가 보고되면서 세계 각국이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태양광 ‘게임 체인저’ 개발 속도

미국의 주거용·상업용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선호도 1위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도 얼마 전 태양전지 혁신기술과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민관 협력 연구 시설을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대전에 준공된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다. 센터는 제품을 양산하기 전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절실하다는 기업 요청을 반영해 세계 최고 수준의 50㎿급 태양전지 라인과 고출력 100㎿급 모듈라인을 갖췄다. 기업과 연구소 등에 공신력 있는 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국제적 수준의 셀·모듈 효율 측정 장비, 인증·분석 지원설비도 구비했다.

곽지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장은 “다중접합 태양전지라는 목표 아래 국내외 전문가들이 합심해 국가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기업들이 제품 개발과 검증을 위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필요 없이 연구센터를 활용하면서 셀이나 모듈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등 상용화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단장은 현재 중국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태양광 산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내수시장이 계속 작아지면 각종 부자재와 부품 측정 산업 등 공급망 시장까지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산지가 많다는 지형적 한계가 계속 거론되지만 도심에서 태양광을 확대할 방법을 찾는 등 더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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