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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물가 속 현금 살포를 영수회담 의제로 삼겠다는 민주당

물가·재정 비상인데 1인당 25만원
지원 요구한다는 野… 수권 정당을
꿈꾸며 무분별 돈풀기 주장하다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이 이번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르면 오늘 중 대통령실과 민주당 관계자가 의제 등을 두고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현 정부 출범 후 처음 머리를 맞대고 어려운 민생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 자체가 반가운 소식이다. 생산적인 회담이 되기를 많은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제 0순위로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을 꼽고 있다. 실제 이 대표가 직접 유튜브를 통해 당원들에게 영수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현 경제 상황상 전 국민 지원금 지급은 민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소모적인 정쟁으로 흐를 소지가 다분하다. 이를 의제로 삼는 건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민생이 고달프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물가다. 총선에서 대파값 논란이 민심을 흔들 정도였다. 더구나 중동 분쟁에 따른 고환율(원화가치 하락)로 인해 우리가 손쓸 수 없는 수입물가 급등세도 예고돼 있다. 현금 퍼주기는 일시적 경기 부양책에 머물 뿐 결국 고물가를 부추겨 오히려 민생 회복을 지연시키고 재정만 축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인당 25만원 지원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민주당 요구와 관련, “근시안적 시각”이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국가채무가 1127조원에 달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이 처음 50%를 넘었다. 내년에 정부가 갚아야 할 국채만 100조원이 넘는다. 민주당이 집권당인 문재인정부 시절 재정 중독증에 빠져 10차례 150조원 이상의 무분별한 추경을 편성한 결과다. 내수 진작을 위한 재정을 쪼그라들게 만든 민주당이 후세 부담은 아랑곳 없이 또다시 전국민에게 돈을 뿌리자고 하는 것은 염치없다.

과거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때 예산 대비 소비 효과가 30%에 그쳤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도 있었다. 수권 정당을 다짐하는 당 대표가 효과도 적은 돈풀기만 시종 주장해서 되겠는가.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피해를 볼 취약계층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경제 뇌관인 부동산 및 자영업자 대출 연착륙을 어떻게 이끌어 소비 기반을 다질지가 진정 논의해야 할 의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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