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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 의·정 갈등 해결 실마리 돼야”… 정부 수용할까

국립대 총장 자율 감축 건의, 왜?
‘2000명 규모’ 중재 사실상 어렵고
대입 전형 촉박… 학사 파행 등 부담

지난 5일 충남대 의대교수와 의대생들이 이주호 부총리를 향해 피켓 시위에 나섰다. 연합뉴스

국립대 총장들이 나서서 교육부가 배정한 의과대학 증원분을 대학 자율로 정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한 것은 기존 ‘2000명’ 증원안으로는 의·정 간 갈등 중재가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또 대입 전형 확정 과정에서 동맹 휴학 중인 의대생과 교수들의 반발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2025학년도 대입 전형 확정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 주목된다.

1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건의문을 작성한 6개 대학 총장들은 증원분을 사실상 50%만 받아들여 대입 전형안을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런데도 건의문에 ‘50~100%’로 범위를 열어둔 것은 40개 의대가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기 위해서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괄 50%로 하면 반발하는 대학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배정이 된 대로 100% 다 뽑고 싶은 대학은 뽑도록 하고, 50~100% 범위에서 대학이 그 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열어두기로 했다”며 “다만 2000명 증원분 가운데 대부분이 국립대 위주로 반영됐기 때문에 다른 국립대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장들은 특히 이번 주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확정 전 의·정 갈등을 풀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한 국립대 총장은 “당장 다음 주부터는 대학들이 회의하고 교수회, 평의회를 거쳐 (대입 전형안을) 대학교육협의회에 전달해야 한다”며 “급하게 6명의 총장이 의기투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정부는 2000명을 고집하고 있고, 학생들과 의대 교수들은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던진 것”이라며 “대학은 더 기다릴 수 없다고 보고 사실상 마지막 건의문을 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학은 수요조사를 통해 의대 증원 희망 규모를 적어냈다. 이 과정에서 충북대가 기존 정원의 5배가 넘는 250명을 신청하는 등 대부분 대학이 예상보다 큰 규모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계 반발이 거셌다. 의대생들이 동맹 휴업을 지속하며 학사 운영에 파행을 겪고 있는 것도 대학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이 직접 써낸 증원 규모를 다시 반납하는 것을 두고 애초에 무리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그래서 2025학년도 증원분에 대해서만 조정하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올해 휴학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유급되는 학생이 나오게 되면 내년도에는 그 학생들이 1학년 수업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정원보다 2배 많은 학생이 수업을 받아야 해서 그것까지 고려해서 연착륙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지역 의료 거점인 국립대 총장들의 요구인 만큼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내 저항이 커 대학들이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 총장들 건의이니 신중하고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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