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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대미>대중 수출 역전… 통상리스크 대비해야”

흑자 확대시 美 제재 가능성 커
국내 투자 둔화·인재 유출 위험도


미국 경제 활황 속에 한국의 대(對)미국 수출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산업 구조적 특성상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이 미국 내 생산을 키워가는 것이 한국 내 투자 둔화나 인재 유출에 미칠 영향, 미국이 무역 제재에 나설 위험 등도 우려 요소로 꼽혔다.

18일 한은이 공개한 ‘대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한국 총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져 올해 1분기에는 200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대중 수출액을 앞질렀다. 특히 대미 수출은 추가로 창출하는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다른 국가에 비해 커 중요도가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수출 호조는 미국의 탄탄한 소비와 투자 확대 흐름 속에 한국 기업이 직접투자(FDI)에 적극 나서는 등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로 평가됐다. 실제 2020년 이후 한국의 대미 수출은 미국 소비나 투자 증가율에 강하게 연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경제가 활황인데다 통상 제조업 FDI가 늘어나면 투자 대상국에 관련 산업 수출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은은 다만 중장기(2~10년)로 볼 때 이런 수출 증가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산업 구조 특성상 자국 산업의 투입 비중이 크고 생산 비용 수준도 높아 한국 대기업 진출시 중소기업들의 동반 진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미국 진출이 국내 경제에는 위험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남석모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미국에 진출하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분야에서 국내 투자 둔화나 인재 유출 위험도 있다”면서 “이런 유인을 줄이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이어가면 미국이 무역 제재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경계할 요소다. 남 과장은 “미국은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거나 자국 산업 보호 여론이 고조될 때 각종 무역 제재를 강화했다”면서 2017∼2018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추진, 세이프가드 시행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남 과장은 다만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에 대해서는 “무역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은 있으나, 선거 운동 때와 집권 후 정책은 다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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