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철강 관세 3배로”… 트럼프와 ‘중국 때리기’ 경쟁

“中철강회사들 경쟁 아닌 부정행위”
러스트벨트 철강노동자 표심 구애
트럼프는 ‘중산층 감세안’ 꺼내들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철강노조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 AFP·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3배로 인상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들었지만, 11월 대선을 앞두고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유권자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산층을 향한 감세 카드로 구애에 나섰다.

백악관은 17일(현지시간)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지적하며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 3배 인상’ 집행을 고려하도록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USTR은 미국의 통상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기구다. 미국에서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평균 관세율은 7.5%로, 바이든의 지시가 그대로 집행되면 세율은 22.5%까지 치솟는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모든 중국산 제품 관세율을 60%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주자의 대중국 강경노선 경쟁이 본격화된 셈이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USTR의 무역법 301조 검토에 맞춰 관세율 인상 효과를 강화하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를 통해 다른 국가의 통상정책이나 관행을 조사하고 불공정 무역에 제재를 가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캐서린 타이 USTR 대표가 무역법 301조에 대한 조사를 완료한 뒤 관세율 인상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관세율 인상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량이 2014년 300만t에서 지난해 60만t으로, 9년 새 5분의 1로 감소했다”며 “중국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현재 20만t으로, 전체(546만t)의 3.7% 수준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바이든의 지시는 결국 중서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주의 쇠락한 제조업 지역 유권자들에게 ‘중국 때리기’를 보여준 대선 전략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최근 뉴욕타임스·시에나대 공동 여론조사에서 45%대 46%로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힌 바이든은 이제 트럼프 지지층인 러스트 벨트 유권자 공략에 본격 나섰다.

바이든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철강노조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중국 철강회사들은 정부로부터 묵직한 보조금을 받는다. 수익을 내는 데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경쟁이 아닌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중국산 철강이 넘치면서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가 큰 타격을 입었다. 2000~2010년 사이 1만4000명 넘는 일자리를 잃었다”며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집권 시절 정책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바이든은 “중국을 향한 모든 거친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내 전임자 치하에선 무엇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중산층 감세안을 꺼내 들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중산층을 위한 감세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했다. 최근 자신의 경제고문단에 이런 입장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트럼프가 감세안으로 연방 급여세 인하 등을 논의했다”며 “이는 중산층을 광범위하게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는 “표심을 끌어오려는 전략이지만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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