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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러, 美동맹 약화 위해 유엔 대북제재 감시패널 종료”

러 ‘외교정책 개념’ 기밀문건 공개… 대만·중동 위기 고조 유발 내용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서방 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해 국방·정치·경제·무역·정보심리 등 다방면에 걸쳐 공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외교정책 개념을 비밀리에 추진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지난달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활동을 중단시킨 것도 이런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2023년 발표한 ‘외교정책 개념’의 기밀 부록 문건에 “비우호적 국가와의 관계에 대한 접근 방식을 계속 조정해야 한다. 이들을 약화시키는 실질적 조치를 개발하기 위해 대내외 정책의 취약점을 찾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유럽의 한 정보기관으로부터 확보한 기밀 문건에는 “미국은 러시아가 서방의 글로벌 패권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에 우리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비우호적 국가연합을 이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미래 세계 질서의 윤곽을 상당 부분 결정할 것” 등 지난해 3월 공개된 부분보다 강경하고 직설적인 표현이 담겼다.

WP는 러시아 고위급과 긴밀한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최근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감시 패널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해 14년간의 협력을 끝낸 건 기밀 문건에 따른 작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보도했다. 이 전문가는 “러시아는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미국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중동과 동북아, 아프리카는 물론 남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정책 개념 작성에 관여한 블라디미르 자리킨은 지난해 2월 러시아 외무부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미국 내 고립주의 우익 세력의 집권을 계속 촉진하고, 미국의 경제적 압력에 불만을 가진 정당을 지원함으로써 유럽 국가의 주권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안서에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을 유발해 러시아와 중국을 더 가깝게 만들고, 미국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이란·시리아를 둘러싼 중동의 위기 상황을 고조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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