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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이 땅의 유일한 희망


말레이시아 선교지를 다녀오는 비행기 안에서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살아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21세기북스)의 저자 마르틴 그레이는 폴란드계 유대인으로서 유대인들의 격리 지역 ‘게토’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그 속에서의 생활은 끔찍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끝내 죽음의 수용소에 끌려가는데, 운 좋게 독일군에게 차출돼 생명을 건집니다. 하지만 차출된 그의 역할은 가스실에서 주검으로 변한 동족 유대인들의 시체를 운반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레이는 산더미처럼 쌓인 벌거벗은 시체들 속에서 한 아이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아이는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었습니다. 그레이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자비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자기의 손으로 아이의 목을 질식시켜 목숨을 거둬 주는 일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그만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곤 생각에 잠겼습니다. ‘내가 딛고 있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절망 속에서 감사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한 줄기 빛과 같은 소망이었기 때문입니다.

박지웅 목사(내수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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