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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농업, 더불어 행복해지는 힘

박태선 한국농어촌공사 기반사업 이사


지구를 공유하는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 소중한 가치를 품고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한 지점에 발생한 미세한 균열이 우리 삶을 통째로 무너뜨리는 위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거대한 발자국과 먹성으로 초원을 만들어주던 아프리카코끼리가 남획으로 급감하자 숲에 사는 체체파리가 급증하며 치명적인 감염병이 생겨난 것처럼 말이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 80억 인구의 12%가 극심한 굶주림으로 인한 영양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저개발 국가들이 겪고 있는 식량 문제의 원인을 추적해 올라가다 보면 산업화의 확산을 위해 무분별하게 남용했던 자원의 공백을 외면할 수 없다. 일부 지역의 식량난이 더 큰 종기로 자라기 전에 국제사회가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때다.

한국은 1963년 국제기구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던 수혜국에서 반세기 만에 공여국으로 바뀐 유일한 나라다.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땅 위에서 녹색혁명을 이뤄내고, 새마을운동을 통해 단기간에 농촌 근대화를 성공시켰다. 그렇기에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기술을 세계 여러 나라에 전파할 자격이 충분하다.

정부는 농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서 세계 식량안보에 이바지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제4차 해외농업자원개발 종합계획’을 토대로 국제농업협력 사업과 해외농업자원개발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개도국에 지원하는 쌀 원조량도 매년 5만t에서 10만t으로 늘렸다. 해외 진출 민간 기업에 대한 지원을 해외농업 기술개발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며 곡물 공급망, 수출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혜국의 식량 자급 기반이 튼튼해짐은 물론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농업협력 사업 시행 및 관리 기관이 농어촌공사로 일원화돼 사업의 일관성과 전문성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1967년부터 57년째 해외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는 공사는 최근 아프리카 일대에 벼 재배 단지를 조성하는 ‘K라이스벨트 사업’에 참여해 서남부 지역 10개국에 농업생산 인프라, 벼 종자 생산 단지 등을 조성하고 있다.

정부는 농업·농촌 발전 계획과 식량안보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농업 개발과 원조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지 법률과 시장 현황을 알 수 있는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고 수혜 지역 및 사업추진 방식의 다변화, 해외 진출 기업의 현지 정착을 위한 제도적 지원책을 세심하게 다듬어 나갈 것이다. 팬데믹, 극한기후, 국제전쟁 등 예기치 못한 위협들이 산재한 오늘날에는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자국의 식량안보를 안심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연결된 생태계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안위를 살피며 무거운 짐을 나눠 지는 선한 마음과 행동이 필요하다. K농업의 힘이 한국을 넘어 세계에 행복과 희망을 전하길 기대한다.

박태선 한국농어촌공사 기반사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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