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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복귀 원한다는 전공의들, 복지차관 경질·증원 백지화 고수

“제모·운전·인쇄 등 부당업무 많아
의료 질 떨어트리는 수련 과정 개선”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씨가 16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빌딩에서 ‘사직한 전공의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전공의 150인에 대한 인터뷰 정성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 상당수가 복귀를 희망한다면서도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경질과 의대 증원 백지화 등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고수했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약속한 수련 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면책 이행을 재차 요구했다.

대전성모병원에 사직서를 낸 인턴 류옥하다씨는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들의 절반은 복귀할 생각이 있다고 본다”며 “사직 전공의들은 가혹한 수련 환경과 부당한 정부 정책 때문에 병원을 떠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류옥씨는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사직 전공의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 결과를 발표했다. 총 20명의 전공의가 참여했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 내에서 이뤄지는 부당한 업무를 문제 삼았다. 인턴 A씨는 “(수술 환자) 제모나 이송을 위한 직종을 채용해야 할 대학병원이 전공의에게 부담시키면서 수련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들이 병원에서 의료 업무가 아닌 인쇄, 커피 타기, 운전 등 수련과 연관 없는 ‘가짜 노동’을 하고 있다는 언급도 내놨다.

필수의료과 레지던트 3년 차인 B씨는 “교육과 무관하게 과도하게 일하며 자신의 건강을 망친 채 졸업하는 수련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전공의 2856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4주 평균 주80시간 초과근무한 비율은 52.0%에 달했다.

선의의 의료 행위에 대한 면책 조항 또한 복귀 조건으로 내세웠다. 필수의료과 레지던트 2년 차 C씨는 “수련 과정에서 기소당하고, 배상까지 이르는 선배와 교수님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제정해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공의들은 또 업무개시 명령으로 대표되는 강제노동조항 취소, 전공의 노조와 파업권 보장 등을 복귀 조건으로 언급했다. 현행 38개월인 군의관 복무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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