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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성에 탑니다’ 갤로퍼·뉴코란도·뉴비틀 등 올드카 열풍

20~30년 전 단종 모델 꾸준히 관심
희소성에 개성 드러낼 수 있어 선호
차체 보존성 중요… 부식 수리 어려워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단종 차량들. 왼쪽부터 현대 갤로퍼, 폭스바겐 뉴비틀, 기아 프라이드. 엔카닷컴 제공

직장인 이모(33)씨는 중고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뉴비틀 차량을 알아보고 있다. 과거 ‘딱정벌레 차’로 불린 뉴비틀은 깜찍한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으로 여성 운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던 모델이다. 그는 “여자친구가 예전부터 뉴비틀을 타고 싶어했다”며 “선물 용도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중고차 시장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매물을 찾아보고 구매할 예정이다.

오래전 단종됐지만, 여전히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차종이 있다. 16일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980~1999년식 모델 중 가장 인기를 끈 차량은 현대 갤로퍼로 118대가 판매됐다. 갤로퍼2도 74대나 판매됐다.

갤로퍼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조선 G바겐’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 차박(차에서 숙박), 캠핑 등 차를 이용한 활동에 경쟁력이 있다. 갤로퍼는 6인승 차량으로 넓은 실내가 강점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불고 있는 헤리티지 열풍도 한몫했다. 갤로퍼는 현대차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 만들어낸 첫 프로젝트 산물이기도 하다.

‘각 그랜저’로 불리는 1세대 그랜저를 찾는 이들도 많다. 그랜저 1세대가 32대, 2세대인 뉴그랜저가 23대 거래됐다. 그랜저는 86년 현대차가 내놓은 고급화 모델 차량이다. 그랜저 1세대는 약 10만대가 거래됐는데, 당시 회장님이나 사장님 차로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현재도 40년째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다.

단종된 지 34년 된 포니의 수요도 있다. 연식 1982~1990년인 포니투가 10대 거래됐다. 포니는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 모델 승용차다. 쌍용차 뉴 코란도와 기아의 전성기를 이끈 프라이드 거래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수입차 중엔 폭스바겐 뉴비틀의 거래량이 많았다. 엔카에선 연식 1998~2012년 차량이 지난해 187대 거래됐다. 뉴비틀은 1938년 첫선을 보인 이래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차량이다. 국내에선 돔형 외관, 럭비공 모양의 전조등 등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뉴비틀 구매자 10명 중 7명은 여성일 정도로 여성 고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차량은 2019년 7월 8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업계에선 몇 년 전부터 크게 유행한 레트로(복고풍) 감성이 ‘올드카’로 이어진 것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희소성을 갖춘 데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차량이 된 만큼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역사가 깃든 유물처럼 보는 시각이 늘어난 점도 올드카의 인기 비결이다.

다만 올드카를 살 때는 차체 보존 등이 잘 된 차량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엔진 등 내장재는 교체가 가능하지만 차체 부식 등은 수리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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