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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엔딩’ 이후 진분홍 물결

가볼 만한 철쭉 명소

입력 : 2024-04-17 19:42/수정 : 2024-04-17 21:19
봄은 꽃의 계절이다. 연분홍 벚꽃이 핀 다음에는 진분홍 철쭉이 다가온다. 연초록빛 산과 어우러진 짙은 분홍빛 철쭉은 한층 깊어진 봄을 실감하게 해준다. 봄날 철쭉 꽃놀이하기 좋은 명소를 소개한다.

화려한 ‘산상 정원’, 황매산

경남 합천 황매산 철쭉 군락지가 아침 해를 받아 화려한 ‘산상 화원’을 펼쳐놓고 있다.

경남 합천의 황매산은 해발 1113m로 꽤 높고 큰 산이다. 8~9부 능선 고지에 펼쳐진 황매평전과 평전을 에두르고 있는 천태만상 암봉이 만들어 내는 모습이 매화 꽃잎 같은 산이다.

황매산은 전국 최대 규모의 철쭉 군락지로 매년 봄이면 드넓은 ‘진분홍빛 산상 화원’이 펼쳐지는 봄꽃 명소다. 지리산 바래봉, 소백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철쭉 명산이다.

철쭉은 1군락지에서 4군락지까지 해발 700~900m에 분포돼 있다. 꽃이 피는 시기가 군락지별로 3~5일 정도 차이가 난다. 만개 시기는 5월 첫째 주로 예상된다. 때맞춰 제28회 황매산철쭉제가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12일까지 열린다.

주목과 어우러진 연분홍, 태백산

강원도 태백산 철쭉이 주목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강원도 태백시 태백산 장군봉에서 천제단에 이르는 300여m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철쭉 군락지다. 백두대간 능선에서 만나는 한반도 마지막 철쭉이라는 점에서 인기다. 남녘에서 북상하기 시작하는 철쭉은 5월말부터 6월 중순까지 태백산을 뒤덮는다.

남쪽 지리산·소백산 등의 철쭉이 알록달록 화사한 진분홍빛의 자태를 뽐내는 반면 태백산 철쭉은 봄꽃의 작별을 달래는 연분홍빛으로 가득하다. 더욱이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주목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사자 등뼈 뒤 꽃대궐, 일림산~제암산

전남 보성군 일림산을 찾은 등산객이 화려한 철쭉을 휴대전화에 담고 있다.

우리나라 산에서 철쭉의 붉은 파도를 일찍 볼 수 있는 곳은 전남 보성과 장흥에 걸쳐 있는 일림산~사자산~제암산 종주 코스다.

일림산 정상에 오르면 철쭉꽃밭이 삼각형의 핑크빛 모자처럼 산을 완전히 덮는다. 100㏊ 이상으로 전국 최대의 철쭉 군락지를 자랑한다. 그 너머로 보성 앞바다 득량만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에는 철쭉의 파도가, 득량만에는 바다의 물결이 일렁인다.

사자산 인근에 철쭉평원이 펼쳐진다. 약 2.3㎞ 능선 일대가 철쭉군락지다. 붉은 띠를 이룬 철쭉의 퍼레이드다. 길은 활짝 핀 철쭉나무 사이로 터널을 이룬다.

제암산은 정상 바위의 모양이 층층이 3단의 임금 제(帝) 형상인 데다 주변 바위들이 이 바위를 향해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어 ‘임금바위산’으로 불린다. 임금바위 일대에서는 사자산을 거쳐 일림산으로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듯 이어지는 철쭉 ‘꽃대궐’의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섬진강 위 분홍 화원, 지리산 형제봉

경남 하동 지리산 형제봉 철쭉 아래로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지리산에 안긴 경남 하동도 늦은 시기까지 철쭉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곳이 지리산 자락의 형제봉이다. 해발 1115m로, 지리산 남부능선이 섬진강에 잠기기 전에 우뚝 솟아올랐다. 우뚝 솟은 두 개의 봉우리가 우애 깊은 형제의 모습과 비슷해 얻은 이름이다.

외둔삼거리에서 출발해 등산로를 따라 고소산성, 신선대, 구름다리를 거쳐 오르면 3시간 30분가량 걸린다. 그러나 차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부춘마을에서 형제봉과 가까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까지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활공장에서 형제봉은 능선을 따라 내리막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대체로 내려가는 길이어서 수월하다. 40∼50분쯤 헬기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분홍빛 철쭉이 마지막 자태를 뽐낸다.

멀리 신선대에 걸쳐진 구름다리가 아득하고,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 들녘이 장쾌하게 펼쳐져 있다. 그 너머로 뱀처럼 구불구불한 섬진강이 유장하게 흐른다. 철쭉이 없더라도 신록의 싱그러움 속으로 유유자적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된다.

중부권 최대 철쭉제, 베어트리파크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수목원 철쭉이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 베어트리파크 제공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수목원은 중부권 최대 규모의 철쭉 개화지다. 매년 봄이면 진한 선홍빛의 대왕철쭉(대왕 영산홍)을 비롯해 수만 그루 철쭉이 물결을 이룬다. 대왕철쭉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 꽃 색이 더 선명해 보인다. 개화기도 길어서 짧은 시기에 피고 지는 다른 봄꽃과 달리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는 다음 달 6일까지 제16회 철쭉제를 개최 중이다. ‘봄과 철쭉’이라는 주제로 ‘반려식물 만들기, 종이접기 및 사생대회, SNS 사진공모전, 야외음악회, 철쭉 분재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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