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호남 싹쓸이 민주당, 비례선 조국당에 밀렸다

전체 30%대 득표율… 조국당 40%대와 차이
윤 정부와 대립각 부족 지적… 2년 뒤 지선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4·10 총선에서 지역구 28석을 모두 차지했다. 그러나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에선 조국혁신당에 밀려 광주·전남·전북 모두 1위를 내줬다. 중도층과 무당층이 많은 수도권에서 선전하며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정작 텃밭에선 회초리를 맞은 격이다. 21대 국회에서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의석을 갖고도 윤석열정부를 상대로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개 시·도 비례대표 투표 결과를 보면 광주·전남·전북에서 민주당은 각각 36.26%, 39.88%, 37.63%를 얻었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같은 지역에서 각각 47.72%, 43.97%, 45.53%로 민주당에 앞섰다. 특히 광주에서는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11.46%까지 벌어졌다.

이런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내부에선 2016년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열풍을 떠올리는 목소리가 있다. 당시 민주당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호남 유권자들은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줬고 민주당은 텃밭에서 2순위로 밀려나는 위기를 맞았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지역구 선거에선 승리했지만 비례대표 선거에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아들었다.

호남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에 표를 몰아준 건 정부·여당과 확실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광주지역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대여 선명성을 강조했던 민형배 의원을 제외하면 다른 현역 의원은 모두 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들에게는 ‘존재감이 없다’ ‘호남의 목소리를 못 낸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민주당의 대여 투쟁력에 대한 불만은 2026년 6월 열리는 지방선거 때 또 한번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때까지 조국혁신당이 지금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조국혁신당은 총선 이후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호남을 택했다. 조국 대표를 비롯한 당선자 12명은 오는 22~23일 전주와 광주를 방문해 지지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민주당의 호남지역 당선인은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호남 유권자들은 윤석열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심판을 받아 국정 운영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삶이 나아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정권과 싸우면서 동시에 국민들의 어려워진 삶도 챙기는 민생에 강한 민주당이 돼야 한다는 요구가 선거 결과로 분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택현 박민지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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