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자제하던 전기·가스료… 내달부터 인상 ‘쓰나미’ 가능성

정부, 내달 1일 가스 도매비 조정
전기료, 계절 영향 인상 힘들수도

한 시민이 도시가스 요금 공급비 조정을 앞둔 14일 서울 용산구의 한 건물에 설치된 가스계량기를 바라보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 공급비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 따라 매년 5월 1일 조정된다. 연합뉴스

총선이 막을 내리면서 정부가 조만간 전기·가스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재정난을 고려하면 인상을 마냥 미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은 다가오는 여름과 이상기후로 인한 에너지 수요 증가가 발목잡을 수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1일 도시가스 도매공급비 조정 결과를 발표한다. 도시가스요금은 원료비와 공급비로 구성된다. 원료비는 발전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단가를, 공급비는 가스공사 같은 공급업자의 제조·유통시설 등 투자에 대한 회수액을 뜻한다. 정부가 매년 5월마다 도매공급비를 조정하면 각 시·도는 7월 자체적으로 소매공급비를 조정한다. 산업부가 도매공급비 인상을 결정할 경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전국의 도시가스 요금은 상승한다.

정부와 에너지 업계는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가스요금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은 지난해 말 13조110억원까지 불어났다. 미수금이란 가스공사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손해를 장부상으로만 기록해둔 일종의 ‘외상값’이다. 이 중에서도 민수용 미수금은 특히 회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가스공사 순손실은 연결기준 7474억원이었지만 미수금까지 고려하면 실제 재정 부담은 훨씬 막대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원가 미만 가격으로 전기를 판매해 온 탓에 천문학적인 적자가 누적된 한전의 재무 상황 탓이다. 한전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02조4000억원이다. 전기요금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쳐 약 40% 인상됐지만 현재 요금 수준으로는 여전히 경영 정상화가 요원하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요동치는 국제유가도 우려를 낳는다. 발전 원료인 석유 가격이 상승하면 한전의 수익성은 그만큼 추락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요금의 경우 이른 시일 내 인상이 힘들 수도 있다. 조만간 ‘냉방의 계절’인 여름이 돌아오고 이상기후 영향으로 냉방 수요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이례적인 늦더위 여파로 전력수요량이 9월 초까지 8만5000㎿(메가와트)를 넘겼다. 3%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물가 상승률 역시 걸림돌이다. 정부는 향후 공공부문 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여부와 시기를 판단할 전망이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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