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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 삼성전자 명단 요청 수용한 전삼노… 조합원들은 당혹

노조원 밝혀지면 불이익 생길라 부담


삼성전자가 대표 교섭권을 가진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에 조합원 명단 공개를 요청했다. 전삼노 집행부가 이에 응하기로 한 것을 놓고 노조 내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전삼노에 공문을 보내 ‘2024년 임금조정’ 결과를 적용받지 않을 조합원 명단을 요청했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와의 임금조정 논의를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다. 사측은 명단 요청 이유에 대해 “노조 조합원에게는 비조합원 대상 임금인상률인 5.1%가 아닌 향후 사측과 전삼노가 체결할 임금협약 결과를 적용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삼노는 노사협의회와 별도로 사측과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하다 결렬된 상태다.

사측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전삼노 조합원에게는 비조합원과 같은 5.1% 임금인상률을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전삼노와 사측이 별도의 임금인상률 합의에 이르면 명단 공개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전 조합원에게 이를 적용하게 된다.

전삼노는 집행부와 대의원, 참여 희망 의사를 밝힌 일부 조합원 명단을 사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조합원 10~20%라도 얼굴을 드러내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원들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창립 후 50년간 무노조였던 삼성전자의 특성상 노조원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게 부담스러워서다. 노조 게시물에는 “공개자에게 불이익이나 문제가 생길 경우 회사가 보상한다는 약속을 미리 받자” “회사와 각을 세운 조합원에게 추후 더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할 리 없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집행부가 사측의 ‘노노 갈등’ 전략에 말려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14일 “노조에서 임금인상률 선적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노조가 선택할 수 있도록 (명단 공개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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